‘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은 실연과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트위터에서 우연히 한 조찬모임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실연당한 사람들이 무려 이른 아침 7시에 모여 아침을 먹고, 서로의 사연이 담긴 물건을 교환하며, 무려 4편이나 되는 실연 영화들을 보는 기묘한 모임. 이 기존의 실연 극복 모임과는 다른 이상한 모임에 왠지 모르게 끌려 사람들이 모이고, 그곳에서의 만남을 계기로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이야기는 여러 등장인물로 시선을 옮겨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기존에 얘기했던 것들이 어떤 의미였나를 다시 보여주어 약간은 반전 같은 맛도 느끼게 해준다. 그중 일부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을 떠올리게도 만들어 나름 재미있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는 로맨스 소설인데, 실연의 상처를 겪으며 자기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한 발짝 나아가니 성장 소설이기도 하며, 상처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는 치유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그게 더 주다. 겉으로는 ‘연애소설’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연애는 부수적인 요소로 느껴졌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헤어져야 만난다’는 어찌 보면 뻔하지만 크게 공감이 가는 것이었는데,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평소 생각하던 것이기도 해서 더욱 그랬다. 그걸 하나의 글과 이야기를 통해 보는 것도 꽤 좋았다.

북이십일의 브랜드 아르테(arte)에서 나온 이 책은 이미 2012년에 ‘자음과모음’에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이란 조금 다른 이름으로 한 번 출간했던 책이다. 그걸 다시 읽고 고쳐서 낸 책이라고 하니, 말하자면 이건 개정판인 셈이다.

그런데도, 중간에 마치 모든 일의 배후인 것처럼 쓱 나왔던 게 소리소문없이 묻힌다는 점, 후반부까지 끌어왔던 흐름과 연결이 결말에 가서는 흐려진다는 점이 남아있는 건 아쉽다. 좀 더 앞뒤가 딱 떨어졌다면 보다 연애물 같았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