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인간의 모험’은 사무직의 발전과 역사를 담은 책이다.

표지

현대 사회의 자발적 노예라고도 하는 사무직. 사무직의 시작은 어디에서부터 였을까. 저자는 ‘문자’에서부터라고 얘기한다. 책상에 앉아 서류를 보며 일을 하는 직업을 사무직이라 하니 꽤나 납득이 가는 얘기다.

그렇다면 최초의 사무직은? 당연히 말을 문자로 기록하던 ‘필경사’인게 된다. 그래서 자연히 문자 문화의 발전과 함께 사무직도 그 형태를 바꾸게 된다. 필기는 인쇄술이 발전하며 출판으로 변화하게 되고, 필사가 주를 이뤘던 것도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게 되면서 작문에 바톤을 넘겨주게 된다. 글쓰는 작가가 그런식으로 생겨나게 된 것이었다니.

그 밖에도 책은 인류사를 따라가면서 거기에 얽혀있는 다양한 사무직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 중에는 꽤 재미있는 관점이 많았는데, 인쇄술이 사무직을 바꿨다고 하는 것이라던가, 그저 재미를 위한 것으로만 생각했던 보드게임 모노폴리가 대공황 상황에서 갑갑한 현실을 잊고 부동산 부자가 되는 대리만족으로 주는 것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파티션이 개개인의 독립성을 보장한게 아니라 감옥처럼 묶어두는 것이었다는 것도 그렇다. 이것들은 꽤 신선하기도 하여 나름 보는 맛이 있었다. 다양한 발명품들이 사무직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었다.

책은 사무직의 역사 즉 과거를 다루고 있으나,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도 생각해보게 된다. 평생직업이 없어지고 ‘번아웃’을 얘기하는 시대라 더 그렇다. 애초에 사무직의 시작이 노예의 일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 미래도 그렇게 좋을 것 같지만은 않은데, 그렇기에 더욱 일에 얽매이기보다 삶과 조화를 이루는게 더 중요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