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토드(Anna Todd)’의 ‘애프터(After) 2’는 ‘이게 사랑일까’라는 부제를 가진 애프터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표지

1권은 좋다고 하기만은 뭐한 껄적지근한 면을 많이 갖고 있었고, 그래서 로맨스보다는 막장에 더 집중한 듯한 모습이 불편하기도 해서 썩 좋게 다가오지만은 않았었다.

2권은 그에 비하면 좀 나은 편이다. 물론 전권에서의 이야기와 관계가 이어지기 때문에 여전히 불편한 요소도 좀 남아있으며, 가슴을 치게 만드는 답답한 관계도 여전하기는 하지만, 소설의 초반부도 그렇고 주변 관계도 뭔가 좀 정리된 느끼을 준다. 그게 연속된 이야기이면서도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2권을 보게 만들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수업을 빙자해 고전 소설을 언급하며 이용하는데, 이게 두 주인공의 관계를 적당히 암시하는데 꽤 훌륭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패턴이 반복되는 게 한편으론 조금 우려스럽기도 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걸린다고 할만한 정도는 아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답답한 밀고 당기기는 여전하다. 그래서 대체 이들의 관계는 왜 이따구인가 하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후반에 가서 그걸 한번에 터트려 버리는 걸 보고 꽤 놀랐다. 물론 청춘 드라마에서 여러번 나온 방 있는, 어찌보면 전형적인 장치이긴 하다. 하지만, 솔직히 여기서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꽤 충격적이었다.

이건 둘의 관계에 또 다른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부수적으로 그간의 여러가지 것들을 설명해 주는 역할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의미있지 않았나 싶다. 계속 심지가 타들어가고 있던 폭탄을 꽤 적절한 시기에 나쁘지않게 터트린 셈이다.

그게 ‘3권으로 이어진다’는 문구를 보며 ‘아직도 안끝났어?’하며 못내 안풀려 답답한 가슴을 치게 만드는가 하면, 이 폭발 후의 잔해들을 어떻게 긁어모아 수습할 것인지 다음권을 궁금하게 하기도 했다.

이야기 사이 사이에 진하게 깔려있는 막장스러움은 심지어 주인공마저 사랑스럽지 못하게 그리고, NTR 또는 타락물스러운 내용이나 속 터질듯 답답한 전개 역시 취향을 너무 크게 탈만한 것이었으나, 그래도 다음권을 펼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원래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법”이라더니, 이 소설 시리즈도 그렇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