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의 ‘안나 카레니나(Анна Каренина)’는 러시아 사교계를 그린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다.

표지

소설은 몰라도, 이 소설의 시작을 여는 문구만큼은 누구든 들어봤을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서로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달리 불행하다.

각기 다른 가정의 불행을 그리고 있는 이 1878년 출간작은 당시의 러시아 사교계의 모습과 거기에 속한 네 남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러시아 사교계의 모습은 꽤나 어그러져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건 단순히 이야기의 주요 소재가 불륜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불륜에 대해서 사교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나 불륜에 연루된 당사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는지가 더 문제다. 그래서 자연히 이 소설은 톨스토이가 꽤나 노골적으로 당대의 사교계를 까는 것으로도 읽힌다.

전체적인 줄거리 자체는 크게 특별한 것이 없다. 딱히 신선한 구도가 나온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가 쌓이며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주요 남녀 네명이 불륜으로 인해 어그러져가는 이야기는, 정리하자면 좀 간단한 편이다.

하지만, 그것을 인물 각각의 이어지는 일상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캐릭터를 풍부하게 그려내었기에 딱히 단순한 이야기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저자가 그저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뿐 아니라 당대의 여러 사회상들도 꽤나 상세하게 담아서 더 그렇다. 각자의 일상을 통해 보여지는 이러한 것들은 이 소설을 이같이 방대한 장편으로 만든 원인이기도 하며, 이 소설이 단순한 불륜 로맨스가 아닌 일종의 사회소설이나 시대소설로 보이게 하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은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라 어찌보면 좀 장황해 보일 수도 있는데, 문장력이 좋아서 그런지 딱히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이야기의 속도가 다소 느린 감은 있다.

저자의 비판적인 시각이 보인다고 했던 만큼 이 불륜이 결국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지는 다소 눈에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향해가는 과정과 거기에서 보여줄 인물들의 행각과 묘사는 흥미로워 계속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