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는 그의 5대 희극 중 하나로 꼽히는 수작이다.

표지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곡들은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상당수가 수작이라고 평가받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쓰여진 시기가 시기이다보니 문체나 표현 등이 다소 옛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를 살리리기 위해 사극과 같은 어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비극에서야 그게 더 무거움을 배가해주는 역할도 한다만 희극에서는 작품 특유의 발랄함이 빛바래게 만드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모든 문장들을 현대적인 것으로 새롭게 썼는데, 그 덕에 막히거나 하는 일 없이 잘 읽히고 희극의 발랄함도 잘 느껴지는 편이다. 오죽하면 등장인물들 중에는 무거운 상황에 처한 이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딱히 그들의 처지가 안되었다거나 심각하게 보이지는 않을 정도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이는 이야기의 서사가 다소 허술하며, 갈등을 해소하는 최종 장치도 너무 고전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이라서 더 그렇다. 많은 인물들이 나오나 별 의미없이 그저 복작복작한 분위기를 위해 의미없는 등장하는 느낌도 있다. 후반부에서 급작스럽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인물들이 많기에 더 그렇다. 잘 짜여진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쉽게 느껴질 만하다.

그러나 그것도 희곡으로서 보면 썩 나쁘지만은 않다. 그만큼 여러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지문없이 대사 나열만으로 되어있기에 어떻게 개작하고 연출하느냐에 따라서 꽤나 즐거운 소동극으로 즐길 수도 있을 듯하다.

이 책은 번역 뿐 아니라 편집에도 나름 신경을 썼는데, 인물마다 대사를 좌측정렬 또는 우측정렬로 표기하여 대화 형식처럼 한 것이 그 하나다. 비록 여러 인물들이 나오고, 진영이라 할만한 것도 다수 있기 때문에 썩 잘 나뉜 느낌까지는 아니나 희곡도 일종의 ‘톡툰’같은 것처럼 편집한다면 훨씬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나쁘지 않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