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가 쓰고 ‘조안 스파르(Joann Sfar)’가 그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Aurore and the Mystery of the Secret Room)’는 조금 다른 아이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오로르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표지

오로르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다. 입으로 소리내어 말하지 못해 태블릿을 이용해 얘기하며, 때로는 공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세상에서 동떨어져 있거나 쓸쓸한 나날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가족을 생각하고,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생각이 깊을 뿐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할줄도 알며, 잘잘못을 따질줄 아는 것은 물론 잘못된 것을 보다 나은 쪽으로 바꾸려는 의지와 행동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오로르의 내면을 독백이나 행동 등을 통해서 보여주며, 그를 통해 자폐란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장애인 것이 아니라 단지 조금 다르게 세상을 보는 것 뿐임을 알려준다. 그러므로 함부로 예단하거나 차별해서는 안되며, 쉽게 그러한 것에 휩쓸리는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과 연결해서, 아이들 사이에 쉽게 벌어지곤 하는 따돌림과 사이버 폭력 문제도 잘 담아서 어떻게 문제가 일어나며 그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느끼게 한다. 해소는 다소 동화적이기는 하다만, 이상적인 것인만큼 정말로 필요한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닌가 싶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단지 자폐가 있는 아이를 소재로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주인공으로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렸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 오로르에게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주어졌는데, 이 비밀스런 능력을 활용해 오로르가 부관으로서 경찰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꽤 흥미롭게 그렸다.

오로르의 모험은 현실과는 조금 동 떨어진 동화같은 느낌을 물씬 풍긴다. 이는 저자가 오로르의 자폐를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오로르 자신의 관점에서 환상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남이 보기엔 자기만의 세계를 두고 그곳에 침잠하기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오로르에겐 모든 것이 완벽한 참깨 세상과 절친 오브를 만나는 시간으로 그려진다.

마음을 읽는 능력은 일종의 초능력처럼 그려지기는 했다만, 오로르의 자폐를 다룬 것과 비슷하게 생각해보면 오로르가 그만큼 다른 사람의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챌 수 있으며 스쳐 지나가는 얘기나 흘러가는 말들도 모두 잘 새겨 두기에 다른 사람에 대해 누구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경찰 부관으로서의 활약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뛰어난 탐정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오로르의 모험은 꽤 현실적이고 그럴듯하게 보이기도 한다.

차별과 따돌림, 가정 폭력과 어른들의 사정 등 꽤나 묵직한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고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밝고 화사한 판타지 느낌이 강한데 이는 오로르의 성격이 그렇기도 하거니와 그의 모험이 다소 동화적인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도 한다.

동화적인 파스텔톤의 삽화들도 매력적인데 단지 일러스트 자체가 좋을 뿐 아니라 오로르의 세계도 잘 표현해 보는 맛이 있다. 삽화의 수도 많아서 마치 만화를 보는 것처럼 이미지가 선명한 것도 좋았다.

이야기를 보는 맛도 있고, 그 속에 담아낸 주제나 메시지도 좋으며, 삽화 역시 잘 어울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다음 모험도 기대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