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스 메리클 하퍼(Charise Mericle Harper)’가 쓰고 ‘로리 루시(Rory Lucey)’가 그린 ‘나쁜 누나: 남동생을 다루는 10가지 능력(Bad Sister)’은 남매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그려낸 만화다.

표지

참 공감이 많이 가는 얘기다.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혹시 이렇지 않을까 하는 가정으로 만들어낸 픽션이 아니라, 저자의 어린시절 실제로 동생과 함께 겪었던 추억과 생각을 돌아보며 써낸 자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친형제, 친남매, 친자매들은 서로를 죽일듯이 공격하고 배척하면서 그로부터 즐거움을 얻는지 모르겠다. 혹자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지원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더 갖기위한 투쟁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짐승의 그것처럼 실제를 대비한 연습같은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만 그 어느것도 그 행위를 명확히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성장과정이기에 생겨나는 것이라는 거다.

어린 시절에는 아직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마음껏 이상한 것들을 생각해내고 하지말라고 해도 좀처럼 그만두지를 않는다. 그렇기는 커녕 자기만의 규칙같은 걸 만들어내고는 거기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책임회피와 자기합리화를 시전하기도 한다. ‘캐리스’의 동생을 다루는 10가지 능력도 어느정도는 그런 것에 가깝다.

처음엔 누구나 겪었을 어린시절 이야기로 추억을 되새김질 하던 것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변해가는 것이 느껴진다. 10가지 능력도 처음엔 장난스럽고 자기 편의적이었던 것과 달리 점차 자기반성에 가까운 것들로 바뀌어 간다. 제목인 ‘나쁜 누나’도 의미가 달라진다.

동생이 태어나고 꽤 자라게 되는 오랜 시간을 그려내면서, 또 여러가지 사고를 치고 그것을 깨닫게 되면서, 캐니스가 점차 성장해 나가는 것과 언제든 그런 캐니스를 받아줄 준비가 되어있던 동생이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그것들을 너무 심각하게 가라않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진지하게,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꽤나 유쾌하게, 무엇보다 잘 와닿는 이야기로 보여주는 게 좋다. 마지막을 찐 남매사진과 후기로 마무리 한 것도 그런점에서 좋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