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혜(Juhea Kim)’의 ‘작은 땅의 야수들(Beasts of a Little Land)’은 일제강점기에서부터 광복 이후까지를 그린 역사 소설이다.

표지

무려 1917에서부터 1965년까지 약 50여년의 시간동안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이 소설은 당시를 꽤나 잘 그려낸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 세월동안의 이야기를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의 희노애락이나 활약상을 보여주면서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대신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결정을 내리며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식으로 구성하면서 좀 더 다양한 면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는데, 덕분에 소설은 좀 더 폭넓게 당시와 당시 사람들을 그려낸 느낌이다.

여러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뿐더러, 일반인에서부터 독립운동가, 친일파, 일본군 등 다양하게 분포된 입장은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하며 그때를 살아내려 했는가도 알 수 있게 한다.

특정 부류에 치우치지 않은 이야기는 마치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아마 한국을 뿌리로 가진 이민 1.5세라는 저자의 입장이 좀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느낌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그들 각자의 입장이나 행동을 대부분 자연스럽게 잘 그려냈기 때문에 드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에서 봤을 때는 부정적인 인물도 다른편에서 봤을 때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생각하면 쉽게 무엇이 옳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들이 결국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이러한 어지러운 면모도 각자의 서사와 함께 잘 담아내지 않나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