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자와 요(芦澤 央)’의 ‘나의 신(僕の神さま)’은 완성도 높은 학원 미스터리물이다.

표지

학교를 배경으로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잠작케 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그렇게까지 심각한 사건을 다루지는 않는다. 무려 ‘신’이라는 거창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 치고는 아이들이 ‘미즈타니’에게 들고오는 것이나 미즈타니가 해결해주는 일들은 꽤나 일상적인 범주에 있는 것들이다. 적어도 절반은 말이다.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있으니 주의 바란다.

나머지 절반은 ‘가와카미’의 가정 문제를 중심으로 좀 더 심각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도 아이들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다소 수동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어디까지나 고민의 범주를 넘지는 않는다만, 그러면서도 소재부터 이야기,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고민하는 것까지를 굉장히 묵직하게 전달해준다.

가와카미의 이야기는 등장인물의 소개를 겸한 첫번째 봄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소설 전반에 계속해서 영향을 끼친다. 화자인 ‘사토하라’는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이야기에 자신을 애써 합리화 하기도 하고, 그를 위해 친구를 의심하면서도 외면하고 맹신하기도 한다. 주인공이 보여주는 이런 심리 변화는 자기 행동에 대한 것이나 추앙하면서도 부러워하여 또한 질투하기도 하는 아이들의 우정에 관한 것들과 함께 아이들의 상태나 심리 등을 잘 보여주며 그들이 보고 겪는 것들에도 굉장히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인물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좋은 것 만큼이나 미스터리를 다루는 방식도 훌륭하다. 딱히 대단해 보일 것 없는, 그래서 쉽게 흘려버릴만한 사실들을 통해 복선을 잘 깔아두고, 그것들이 뜻밖의 결론을 가리키는 것이었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일종의 반전미를 느끼게 하는데 이게 꽤나 감탄을 자아낸다.

사회적인 문제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냈다. ‘나 메시지요’하며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튀게 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시급히 돌아보고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인지도 분명히 알게한다.

생각해보면 이것들을 조연의 위치에 있는 사토하라가 1인칭으로 적게 한 것도 적절하다.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 당사자도 그것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뛰어난 인물도 아닌 평범한 관찰자의 입장은 독자의 그것과도 일치해서 더 쉽게 그의 마음에 공감하게하며 그가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도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