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서’는 힙합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구성이 꽤나 재미있는 소설이다.

시작은 흔해빠진 삶 돌아보기의 재탕처럼 보인다. 왜, 많지 않은가. 죽음의 순간 신이 갑자기 무슨 변덕이 끓었는지,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던가, 하루를 더 살 수 있게 해준다던가, 하나만 바꿀 수 있게 해준다던가 그런 거 말이다. 그리고는 짜잔! 테스트 였습니다, 너는 사실… 이란 식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하는 그런 이야기. 좀 다른 게 있다면, 이 소설에서는 그런 죽음을 주려는 존재가 바로 그 신이라는 거고 죽는 것도 그놈의 주둥이를 잘못 놀려서라는 다소 웃기는 이유라는 거다.

자칭 힙합의 신에 의해 하루를 더 살면서,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면서, 자신이 진짜로 원하던 것은 무엇인가 하는 걸 찾아가는 흐름은 정말로 힙합이라는 스킨을 입힌 전형적인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건 실제로도 어느정도 사실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거나 하지 않았는데, 그건 힙합신의 이모 저모를 꽤나 잘 그려낸 다큐같은 맛이 있어서 그 자체로 보는 맛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가, 또 이런 식으로 뒤집었다가 하면서 상당히 멋지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앨범 트렉을 의미하는 TAKE를 영상물에서 편집 전 장면 장면을 찍은 것을 의미하는 TAKE로 혼용한 것도 그렇고, 실제와 허구를 마구 섞어논 것이나, 전체를 한편의 긴 기획물로 보게하는 마무리까지 훌륭하다. 마구 흔들리며 자신을 찾아가는 한 랩퍼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성장물로서의 스토리 텔링도 그렇다.

당했는데!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