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투어(Brain Tour)’는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단편/엽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표지

‘메타버스(Metaverse)’는 새롭게 이름지어지면서 마치 전에는 없었던 개념인 것처럼 거론되곤 한다만, 사실은 이미 있던 또는 발전중인 것들을 하나로 통칭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SF에서 메타버스는 정말로 새삼스러운 용어처럼 느껴진다. 벌써 수많은 SF들이 이미 메타버스를 소재로 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나름 최신 경향을 반영한 소설집이 좀 평범한 소설집처럼도 보인다.

그래도 메타버스라는 단일 주제를 무려 17개나 되는 단편을 통해 조금씩 다른 요소와 측면들을 보여줌으로써, 메타버스가 보다 깊숙히 뿌리내린, 어쩌면 곧 도래할지도 모를 가까운 미래를 살펴보고 그것이 초래할 것들을 생각해보는 것은 꽤나 흥미롭고 의미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질문들을 잘 던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엽편에 해당하는 짧은 이야기들인데도 불구하고 실로 핵심이라 할만한 점들을 굉장히 잘 집는다.

그래서 단편으로서의 완성도도 나름 좋은 편이다. 세부적인 설정이라던가 주변의 이야기는 물론 이후의 이야기도 두루뭉실하게 남겨둔 채 끝내는 경우도 있지만, 하려는 얘기는 다 했기에 그런 것들도 딱히 부족함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그것들을 채워보고 싶어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저자는 일부러 명확하게 이런 미래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를 애써 규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같지만, 아무래도 부정적인 측면, 악용될 여지가 더 많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그렇기에 디스토피아다’라고 하기는 좀 약하다만 결코 유토피아는 아닐 것이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