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미즈 유이치(高水 裕一)’의 ‘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物理学者、SF映画にハマる)’는 12편의 영화에 담겨있는 과학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표지

다른 동물과 대비되는 인간만의 특징은 상상력이라고 한다. 경험을 하고 그를 통해 배우는 것은 동물들도 할 수 있지만, 전혀 보지도 겪지도 못한 것을 인간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거다.

그런 상상력은 자연히 이야기로 만들어지고, 그것은 다시 현실로 이뤄지기도 한다. 상상 속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현실에서 이뤄낼 수 있을지 상상하고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SF 소설이나 영화 등은 일종의 미래 예측을 담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들은 어떤 미래가 오는 것을 피해야하는지 고민해보게 하는가 하면, 반대로 어떤 미래가 오면 좋겠다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것들을 철저하게 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거기에서 담긴 것들은 어떤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현재 과학 지식하에서 어느정도 말이 되는 것이며, 또 어떻게하면 현실화 할 수 있을까.

책은 총 12편의 영화를 크게 시간과 우주라는 두가지 주제로 나누고, 거기에 담겨있는 과학적 상상력과 배경 지식등을 영화 내용과 함께 풀어냈다. 덕분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거기에서 연결되는 과학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영화를 안본 사람이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대중서로서 잘 읽히도록 어렵지않게 쓴데다, 영화에 나온 과학적인 내용들도 꽤나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에서 다루는 주요 내용들도 다루기 위해 영화의 엔딩 부분까지 이야기하기도 하므로, 아직 안본 영화가 있다면 먼저 영화부터 보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에서 다루는 영화들은 모두 어느 정도 괜찮은 것들이라 봐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그렇게 깊은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는 거다. 여러 영화와 내용들을 다루는 만큼, 겉만 살짝 훑는듯한, 적당히 얘기하다 마는 느낌도 좀 있다. 이는 가볍게 만들었기에 생긴 트레이드오프성 특징이기도 하다.

오류도 있는데, ‘디스트릭트 9(District 9, 2009)’을 ‘디스트릭트(District)’라고 언급하는 게 그거다. 스쳐지나가듯 얘기하는 거라 많은 언급이 없어 다른 영화일 가능성도 있으나, 곤충형 외계인이 나온다던가 인간과 외계인의 관계, 격리지구 등 주요 요소가 동일하므로 잘못 기재한게 분명한 듯하다.

책이 영화를 소재로 하고있고, 책에서 말한 SF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영화를 찾아볼만도 한데, 한번쯤 좀 찾아보고 퇴고했으면 좋았겠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사소한 문제이고, 책 전체적으로는 과학 자체의 재미와 과학을 앎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알아보는 재미 역시 느낄 수 있게 해주기에 꽤 괜찮은 과학 교양서라 할 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