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은 가족과 공존에 대한 동화다.

표지

이야기는 한 가족이 오래된 이층집으로 이사오면서 시작한다. 가족은 뭐 하나를 하고 한마디를 내 뱉을 때마다 서로 화내고 싸우기 일쑤인데, 그걸 바라보는 ‘엑스’는 그저 착잡한 마음일 뿐이다.

의아한 계약 조건이 달려있던 집과 수상한 마을에서 살게 되면서 기묘한 체험을 하게되는 엑스는 뜻밖의 상황을 마주치게 되면서 가족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 소설은 쥐가 손톱, 발톱을 먹고 그 사람과 똑같이 변한다는 전래동화 ‘손톱 먹은 들쥐’를 기본 설정으로 하고있어 좀 익숙한데, 거기에 ‘쥐신’이나 ‘쥐 집사’같은 요소를 덧붙이면서 또한 신선하게 재구성하기도 했다.

주제도 원본 설화가 위생이나 게으름에 대한 경고 같은 것을 얘기했던 것과 달리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훼손이나 다른 생물들과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는데 주제나 그것을 얘기하는 흐름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하필이면 그 대상이 쥐라는 점 때문에 잘 공감하기 어렵기도 하다. 쥐에게 음식을 잘 못 나누어줬다가는 자칫 병을 옮기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본 설화에서도 쥐는 좀 빌런같은 위치였는데, 쥐신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선한 역이 되버린 게 좀 안어울리기도 하다.

‘영재’가 어떻게 ‘엑스’가 되는지를 통해 현대 사회와 가족 문제를 담은 것은 꽤 잘했는데, 쥐 사건을 통해 가족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것은 좀 모자람이 보인다. 영재의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진행하다보니 엄마, 아빠의 변화는 너무 급작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그렇게 된 상황을 후회하거나 다시 소중한 것을 되찾고 싶어하는 모습이 엿보였더라면 좀 더 매끄러웠을 것 같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