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한 달 후, 일 년 후(Dans un mois, dans un an)’는 사랑과 삶에 대해 그린 소설이다.

표지

얼핏 보면 이 소설은 대단히 흥미 위주의 이야기를 그린 것처럼 보인다. 무려 여덟명이나 되는 등장인물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윤리 따위는 한켠에 던져둔채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건 사실 당시 프랑스의 모습을 생각하면 딱히 그렇게까지 분륜적인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서양 애들에게, 특히나 소위 사교계라는 것을 통하는 중상위권 인간들에게, (한국인들이 착각하는 의미가 아닌 제대로 된 의미로) 열려있는 연애라는 건 꽤나 당연했기 때문이다. 그걸 순서와 관계, 서로에 대한 예를 생각하는 문화가 깔려있는 현대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쫌 문란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자칫 논점이 흐려질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은 별로 불륜적인 로맨스를 자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막장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로 다른 여러 커플들을 통해 남녀사이의 다양한 애정이나 우정 보여주고, 또한 그러한 열정이 세월에 있어서 얼마나 덧없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차피 사라져버릴 그것들은 모두 의미없는 것일까. 단지 후회만을 남기는 멍청한 짓거리일까. 이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마지막은, 일견 답답하지만 진심으로 와닿는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