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터 라이트 에디션’은 몇번을 다시봐도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로 차있는 정말 잘 만든 만화의 분권 버전이다.

표지

이 만화는 2011년에 ‘다음 웹툰’에서 연재했던 것으로, 이미 3권짜리 단행본으로도 나온 바 있는 작품이다. 이번에 나온 ‘라이트 에디션’은 요약하자면 그걸 반으로 나눠 총 6권짜리로 다시 낸 것인데, ‘다이어트’를 소재로 한 책이라 ‘라이트’라고 이름 붙인게 묘하게 재미있다.

만화는 역시나 수작이다. 나는 이 작품을 웹툰으로 연재했을 때 본데다, 그 후에도 몇 번 더 봤기 때문에 내용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책을 보니 새삼 다시 감탄하게 된다. 구성을 정말 잘 했기 때문이다.

일단 이 만화를 코미디로 만든 게 좋다. 덕분에 정극 등으로는 결코 할 수 없을 자칫 황당한 이야기나 전개도 가능했으며, 그것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이게 한다. 코미디의 비중도 높아서 한 장 한 장, 한 컷 한 컷을 넘길 때마다 절로 웃음짓게 만드는 이야기와 연출들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지루하지않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코미디는 진지한 내용을 더욱 진지하게 만들어주며, 진지한 내용은 코미디를 더욱 웃기게 만든다. 상황에 따라 코미디와 진지함을 오가는 것도 잘해서 급발진이나 정색하는 느낌도 없다. 오히려 진지한 줄 알았는데 반전처럼 웃긴다던가, 마냥 웃긴 줄 알았는데 진지한 얘기가 훅 들어오는 식으로 묘한 반전의 맛을 주기도 한다. 때로는 이 두가지를 동시에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것도 등장인물의 성격을 이용해 만들어내기 때문에 어느 한쪽도 튀지 않고 자연스럽다. 웃기면서도 진지하고, 진지하면서도 웃기다.

이야기가 실제 다이어트로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해봤을 법한 경험이 많이 녹아있어서 공감점이 높은 것도 좋다.1 이것은 또한 왜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지,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기도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실제로도 유익한 운동과 다이어트 정보를 잘 담은 것이 이 만화를 더욱 빛나게 한다. 게다가 이야기나 장면과 정보를 잘 붙여놨기 때문에, 그냥 재밌게 읽기만 해도 꽤 많은 정보들이 머릿속에 남는다. 만화적인 재미를 위해서 일부는 과장했다고도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핵심 내용을 잘 전달한다.2

작가들의 인생작이었다고 해도 좋을만큼 좋은 만화다.

원래 웹툰이었던 것을 그대로 붙인 게 아니라 단행본에 맞게 편집도 잘 했다.

내용에서 아쉬웠던 것은, 잘린 페이지가 보인다는 거다. 9쪽이 그런데, 두쪽을 이어서 그린 그림을 이렇게 반만 똑 잘라 붙여놓는 건 좀;

내용 외적으로 아쉬운 것은, 이름은 ‘라이트 에디션’이지만 가격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다. 분권으로 권수는 두배가 되었지만 각권의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전권을 구입하려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인쇄질이나 제본, 표지 등은 라이트 에디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으로 보이는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구매를 권하기가 좀 그렇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실제로 두 작가는 살을 뺀 경험이 있고, 그를 토대로 만화를 그렸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2. 책에 수록된 정보에는 과학적이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악영향을 주지는 않으므로 따라서 나쁠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