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천사의 별 1’은 이야기 구성이 돋보이는 SF 소설이다.

표지

이 소설은 청소년들이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벌인다는 점에서 ‘배틀로얄’, ‘헝거 게임’, ‘메이즈 러너’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영어덜트 작품들을 많이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 배경으로 DMZ(Demilitarized Zone), 한국말로 비무장지대라고 하는 지역을 설정하고 그 역사적 배경이나 공간적 특성 같은 것을 이용했기에 꽤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이라서 더 그렇다.

어째서 청소년들이 사지로 몰릴만한 범죄자가 되었고 또 그들만이 이런 서바이벌 게임에 내몰리게 되었는지도 근미래라는 시대 배경으로 나쁘지 않게 엮어냈다.

다만,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진 환경으로 설정한 것은 잘 납득이 안됐는데, 중력이 줄어드는 게 아닌 이상 입자가 큰 물분자가 지구를 벗어날 수는 없고, 그렇다면 방대한 바다가 있는 한 그렇게까지 내몰리게 되리라는 건 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1

심지어 시대도 미래가 아니던가. 그저 끓이기만해도 깨끗한 물을 손쉽게 얻을 수 있을텐데 담수화 기술이 완성되지 않아서 그렇다는 걸로 퉁치려는 건 논리가 너무 빈약하다.

아이들이 별 다른 장비 없이 맨몸으로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려다보니 빙하기가 왔다던가 하는 것 같은 본격적인 위기 설정은 못하고 적당히 가뭄만 심해지게 한 것 같은데, 그래놓고 탈수도 상관없이 달리고 산을 오르내리는 등 설정이 솔직히 지나치게 작가 편의적이고 허술하다. 지붕을 씌워서 물이 증발하지 않게 했다는 권력자들의 도시 돔팰리스 같은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처음부터 구구절절하게 늘어놓음으로써 질리게 하지 않고, 서바이벌이 진행되는 것을 중점에 두고서 조금씩 떡밥을 던지며 하나씩 풀어내는 식으로 괜찮게 구성해서, 이야기는 나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히는 편이다.

1권은 서바이벌의 첫 두 날만을 담고있기 때문에 떡밥도 해소하는 것보다는 뿌리는 게 더 많았는데, 이것들을 어떤 결론으로 이어낼지 다음권이 궁금하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과학적으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그로인한 가뭄, 사막화 등을 반영한 설정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