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아폰시리(Helen Ahpornsiri)’의 ‘봄 여름 가을 겨울(Drawn from Nature)’은 다양한 잎들을 이용해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한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표지

제목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담고있는 이 그림책은 꽃누르미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꽃누르미란 꽃잎을 납작하게 눌러 말림으로써 수분을 제거해 보존성을 높히고 평면으로 구성하는 꽃 장식 예술을 말한다. 흔히 예쁜 꽃 등을 그 자체로 보존하기 위해서도 많이 만드는데, 작가는 그를 좀 더 발전시켜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했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렇게 그려진 그림은 꽃잎과 나뭇잎이 가진 고유의 특징도 함께 갖고있어 독특하면서도 아름답다. 이는 꽃누르미 자체가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 못지않게 작가가 여러가지 잎들을 각 그림에 맞게 잘 배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뭇잎을 잘라 매끈한 면을 만들거나, 자잘한 잎을 살려 털처럼 보슬보슬한 느낌을 살린것도 좋았다. 붉고 푸르며 노르스름한 자연의 색은 지나침이 없어 잔잔하지만 또 한편으론 화려하기도 해서 그런 색들로 채워진 그림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빠져들게 한다.

자연에서 온 잎들을 이용해 자연을 표현한 것도 꽤 재미있었다. 잎들이 계절에 따라 다른 모양과 색을 띄는 걸 이용해서 사계절에 어울리는 잎을 골라 사용한 것도 의미있어 보였다.

자연의 모습을 담은 그림 옆에는 표현한 자연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담았는데, 재미있는 내용들도 있어서 가볍게 읽어보기 좋다.

작가는 여러 SNS도 운영하고 있는데, 특히 유튜브 채널에서는 꽃누르미를 이용한 작품의 완성 과정을 볼 수 있어 좋다. 단순히 잎을 고르고 붙이는게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세밀한 작업이라 더욱 감탄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