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영혼을 꿈꾸다’는 지구의 영혼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처럼 보았을 때 그 영혼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지구를 이루는 요소,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생명들을 지구의 세포 하나하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그 중에서도 특정 집단을 ‘뇌세포’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이 서로 공유하는 의식이 바로 지구의 의사, 지구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지구의 뇌세포일까. 아니, 무분별한 개발과 그를 위해 행하는 자연 파괴를 보면 어쩌면 인간은 지구에 들러붙은 기생충이나, 병균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지구의 뇌세포로 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지구의 뇌세포로서 가져야 할 범 지구적인 의사, 영혼은 무엇일까.

북미 원주민의 전설로 꾸며 전하는 이 ‘무지개 전사’ 이야기는 꽤나 철학적이면서도 또한 종교적이다. 그래서 어느정도는 소설로 쓰인 종교서처럼 보이기도 하며, 가이아 이론을 떠올리게 하는 얘기는 조금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는 하나 호불호는 좀 갈릴 것 같다. 중심 인물인 마티의 갈매기 이야기도 좀 그렇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작가는 이 사상을 너무 과하게 밀어붙이거나 하진 않는다. 꽤 상세히 논리를 펼치기는 했지만 적당한 선에서 수습했고, 이 사상을 전파받은 인물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현세에서의 활동을 섞어 들려주므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무지개 전사들이 종교집단같은 활동을 하는게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그 실천을 고민하기에 더 그렇다. 이 것은 나름 잘 처리한 듯하다.

필터처리한 사진을 삽화로 사용한 것이나 특정 시점을 갖지 않고 매 이야기를 각 인물의 시점으로 그린것은 좀 특이했는데, 후자는 개인의 사연이나 감정적인 면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여러 등장인물과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섞여있는 것 치고는 전체 흐름이 크게 어색함 없이 잘 이어지는데, 굳이 길게 끌지않고 짧게 마무리한 게 거기에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연애 요소와 결말은 좀 아쉽다. 짜맞는 부분도 있기에 꼭 이상하다고 할 것은 아니나 반대로 이상한 점도 있어 좀 뜨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잘 읽히고 또 볼만은 하나, 소설적인 재미는 크지 않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