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악마의 편집’에 상처 받은 대학생들이란 기사를 봤다. 제보자에 따르면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 제작진이 다른 프로그램인 척 인터뷰를 딴 후 왜곡해서 방송했다고 한다. 그래서 불쾌하다는거다.

심정은 이해가 간다. 또, 정말로 방송에 대해서 속인거라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입이 열개여도 할말이 없지.

물론, 취재 과정에서 속인것 자체는 용인받을 수도 있다. 연구 등에서도 정확한 조사를 위해 본래 연구와 다른 것인 양 꾸미는것은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건, 실제 연구나 조사 내용을 밝혔을 때 솔직한 반응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재가 끝난 후에는 실제 사용처와 그 내용에 대해서 설명해야하고, 그에 대해 허락을 한 사람의 취재 내용만을 사용해야 한다. 공영이든 뭐든 누구라도 그런것 없이 맘대로 사용할 권리는 없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사실 관계는 더 파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악마의 편집’, ‘마녀사냥’을 들먹이고, EBS의 해명과 달리 한쪽(즉, 제보자 측)의 주장만을 받아들여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설명 없었다’고 결론을 내리며,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끝맺는다.

시시비비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소리를 하는 기자가 오히려 ‘마녀사냥’을 하고있는것은 아닌가?

‘악마의 편집’인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어떤 점이 ‘악마의 편집’이라는건지, 좀 더 정확하게 집어서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먼저, 교복 입은 학생들의 인터뷰는 이상하게 왜곡되지 않았다. 그들이 말한 ‘추억’이라던가 ‘동문고 친구와의 만남’같은 인터뷰도 별도의 편집없이 그대로 나왔고 그 시점에 그들의 발언을 왜곡해서 받아들일만한 여지도 없다.

그들이 불편해하는 내용은 그 뒤에 나오는, 문화처럼 생긴 그 행사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려고 하는데에 있다. 그 ‘교복을 입는 행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것이 ‘교복을 입은 대학생’들의 인터뷰를 왜곡하는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 내용에 관해 인터뷰 하는 사람들도 교복을 입고 동문과 만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러지 않는 사람들로 보이고.

교복을 입은것 자체가 차별이나 엘리트주의를 강조하려던게 아니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도 싶다. 반대로 솔직히 되묻고도 싶다. 정말로 교복을 입을때에 그러한 마음이 없었냐고. 만약, 누구도 몰라보거나 ‘쟤 저기 나왔어?’라는 눈치라도 볼것같았다면, 정말로 교복을 입고 등교했을까. 사실은 자기 스스로 ‘자사고/외고 교복이 자랑스럽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