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후지무라(Sara Fujimura)’의 ‘너와 내가 반짝일 확률 99%(Every Reason We Shouldn’t)’는 청소년들의 성장과 로맨스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주인공 ‘올리비아’는 소위 한물 간 피겨스케이팅 선수다. 단지 인기가 떨어졌다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제는 찾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금메달리스트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면서부터 피겨스케이팅만 해왔다고 해도 좋지만, 지금에 와서는 선수로서 빙상을 달리기는 커녕 적당히 학교나 다니면서 어머니가 운영하는 아이스링크 ‘아이스드림’에서의 일을 도와주는 것만이 일이다. 문제는 그것들도 잘 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러던 어느 날, 쇼트트랙 선수인 ‘조나’가 훈련을 위해 아이스드림에 찾아오게 되면서 새로운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은 낙오한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이야기를 그린만큼 스케이팅과 그에 대한 열정, 그리고 그로부터의 좌절감을 얼마나 잘 전달할지가 중요했다. 대부분의 독자가 스케이팅 경험이 없을 것이라서 더 그런데 이걸 굉장히 잘 해냈다. 스케이팅의 어려움이나 그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잘 살아있고, 기술이나 기록 등이 안나올 때의 분함, 마침내 이뤄냈을 때의 짜릿함 같은 것도 생각보다 잘 살아있다. 거기에 인물들의 감정 묘사도 잘 해서 꽤나 공감도 간다.

올리비아와 조나의 로맨스도 잘 그렸다. 어떻게 보면 첫눈에 반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라던가 점차적으로 끌리는 장면들을 잘 구성해서 어색하지 않다. 때로는 과감하면서도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귀여운 면이나, 10대 특유의 풋풋함도 잘 살아있다.

주인공들은 물론 주변인들의 캐릭터도 좋고, 각각의 관계나 그들 사이의 로맨스, 그리고 스케이팅도 잘 엮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몰입해서 볼 수 있으며,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주변인들에게 영향을 받고 자신을 마주하며 마침내 성장해가는 것을 잘 그렸다. 조금은 극적인 면이 있기는 하나, 거기까지의 연결을 잘 쌓았기 때문에 그것도 충분히 납득할만하게 느끼게 한다.

외국인이 쓴 책 치고는 단지 동양계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 뿐 아니라 그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는 게 좀 독특한데, 보다보면 생각보다 아는 것이나 공감할 수 있는 것도 많이 나와서 신기한 느낌도 든다.

동양계 주인공과 다문화 가정 등을 그렸으면서도 그들을 유별난 것으로 그리지 않은 것이 좋았는데, 그게 그들이 구별해야만 하는 무언가가 아닌 똑같은, 그런 것이 당연한, 사람이라는 걸 더 잘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서로의 피부색을 강조하고, 다인종이 나와야 한다느니, 다문화를 옹호해야 한다느니 하며 도리어 구분짓기를 강조하기만 하는 쓸데없는 정치적 올바름 따위보다 이런것이 차라리 더 다인종과 다문화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