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반야심경’은 반야심경을 주제로 한 소설이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줄여서 반야심경은 대승불교의 진리를 압축해 담았다고 하는 불교의 대표 경전이다. 그만큼 나라를 불문하고 불교계에서 많이 독송하며, 불교와 연이없는 일반인들에게도 유명하여 이것만큼은 들어본 적이 있거나 또는 외우기도 할만큼 대중적인 경전이기도 하다. 사자성어로 잘못 알고있는 ‘색즉시공(色卽是空)’도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이 소설은 그 반야심경을 주제로 한 것인만큼 당연히 불교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물론 주인공 역시 스님이다.
보통 스님이라고 하면 속세를 떠나서 산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소설 속 주인공은 오히려 일반인들로서는 겪지 못할 일들을 많이 겪는다. 심지어 그가 겪는 일들은 하나하나 다 강렬한 것들이라서 그의 고뇌를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그의 이런 기구한 사연은 오히려 그가 그런 것들에 굳이 연연해 하는 것을 허탈하게 느끼게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그의 깨달음에 박차를 가한 모양새가 좀 아이러니하다.
주인공이 다양한 일들을 겪다보니 소설을 꽤 읽을 거리가 있는 편이다. 여러 인물들이 서로 얽혀있는 모양새도 나름 흥미롭다. 그러나 그게 순수하게 재미로 이어지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소설 여러곳에서 불교 교리나 경문을 얘기하기도 하는데다 대사를 포함해 의외로 많은 문장들이 옛스럽게 쓰여져 잘 안읽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소설로서의 이야기와 불교적인 내용 모두를 놓지 않고 나름 잘 이끌어가기 때문에 불교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듯하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는 반야심경 해제도 실어두었는데, 번역이나 그 의미에 몇몇 논란도 있는 경전인만큼 실제 스님의 해제는 이에 대한 보다 실제적인 이해를 더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