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홈즈(Bob Holmes)’의 ‘맛의 과학(Flavour: A User’s Guide to Our Most Neglected Sense)’은 맛에 과한 여러가지 과학적인 사실들을 담은 책이다.

표지

맛있는 음식은 현대인들이 가장 원하고 찾아다니는 것 중 하나다. 그것이 점점 더 심화되어 지금은 꽤나 신성시 된 측면도 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어 행복하다거나, 살기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기위해 산다는 소리도 흔하게 하고, 다른 무엇보다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놈들이야말로 극형에 처해야 할 놈들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맛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무슨 맛이냐고 물어봤을 때 정확하게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그걸 단적으로 말해준다. 기껏해야 다른 음식이나 재료에 빗대어 무엇이 느껴진다고 하는 정도다. 그래서 그런 기본이 되는 기본적인 맛에 대한 물음, 예를 들어 복숭아는 무슨 맛이냐와 같은 물음에는 도저히 대답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 중 하나는 맛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맛’이라고 표현하지만, 그것을 만들어내는 요소 중에는 실제 맛은 아닌 것도 많으며 심지어는 그 중에는 심리적인 요인까지 있다.

저자는 그걸 가능한 작게 나누어 하나씩 분석하는 식으로 다루면서 맛 요소에 대해 탐구해나간다. 이것은 다분히 분석적이고 과학적이지기 때문에 책은 인기있는 소재를 다루는 것이지만 그 자체로 재미가 있거나 하진 않다. 어려운 용어도 다수 나와서 쉽게 읽히지도 않는다.

그러나, 개중에는 궁금해왔을만한 것들을 다루는 것도 있어서 맛의 실체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면 꽤나 읽어볼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과일이 왜 갈수록 맛이 없어지는가 하는 점이 그런 것 중 하나였는데, 보고있자면 참 소위 발전이라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책에 실린 지식들이 결국 맛을 어떻게 만들어낼지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요리사나 요리를 즐겨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