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레이븐(Catherine Raven)’의 ‘여우와 나(Fox and I: An Uncommon Friendship)’는 야생 동물과의 독특한 관계를 담은 책이다.

표지

동물에게 정을 붙인다는 것, 특히 야생동물에게 그런다는 것은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봤을때는 정신이 나간 짓이다. 야생이란, 동물이란, 전혀 인간에게 우호적이거나 그런 걸 나누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저 인간 혼자서 저지르는 인격화와 그로인한 착각일 뿐이다. 인간성이란 인간에게만 있는 것. 인간이 갈망하는 소통과 교감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나 종과는 이룰 수 없는 인간 끼리만 가능한 협소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자연이란, 그리고 야생 동물이란 전혀 인간과 서로 나눌 무언가가 없는 분리해서 봐야 할 동떨어진 존재일까. 오직 인간이란 그토록 유별나게 자연에서 벗어난 존재인 걸까.

개개인의 사례로 보면 이 의문은 더욱 의문스러워진다. 단지 본능이나 이득에 의한 행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분명 교감이라 할만한 무언가를 경험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처럼 말이다.

그건 딱히 기꺼이 기쁨조가 되어 재롱을 피워준다거나 하는 그런 것과는 다르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자기에게 맞추라는 듯 굴기도 한다. 명령을 내리고 수행하는 것처럼 명확한 의도가 오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서 또는 상대를 위해 무엇가를 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얘기를 하기도 하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소통을 한다.

이것이 일종의 힐링으로 다가오는 것이 신기하다. 그토록 인간만은 뭔가 다른 특별한 존재라며 분리하려 하지만, 사실은 인간 역시 그들과 같은 무언인가인 건 아닐까.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