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마 스구루(芝間 スグル)’의 ‘프릭스 프리크 컴퍼니(Freaks Freak Company)’는 이형(프릭스)이라는 괴물을 소재로 한 SF 판타지 서부극이다.

커버

이 만화에는 여러가지가 짬뽕되어있다. 괴물의 정체나 과학자의 존재는 SF처럼 보이나, 괴물의 능력과 존재하는 방식 등은 판타지에 더 가까우며, 배경이나 총과 칼을 이용한 싸움 등은 (아직까지는) 서부극의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주인공도 전형적인 서부극의 사움꾼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서부극을 기본으로 거기에 판타지와 SF를 버무려서 얹었다고 하면 짧게 표현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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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생각보다 시대상에 안맞는 기계장치라던가 하는것도 여럿 등장하는데, 그러면서도 서부극으로서의 분위기는 해치지 않는 걸 보면 이질적인 것들도 서로 어울릴 수 있도록 작화에 꽤 신경을 쓴 듯하다. 그래서 뎃생은 전체적으로 꽤 감탄할 만하다.

단지 인물 등 주요 요소만 그런 게 아니라 배경도 꽤나 신경써서 그린 부분이 많은데, 그에 비하면 캐릭터는 비슷비슷한 얼굴이 많고1, 배경과 인물의 균형도 좀 어긋나서 배경의 디테일에 캐릭터가 묻혀버리는 컷도 있어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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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사람찾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왕도적인 흐름으로 가는 듯하다. 미친 과학자라는 전형적인 배후인물과 그가 남긴 유산, 그리고 그의 자식이라 자칭하는 사람 등은 앞으로의 이야기가 다소 정해진 수순으로 이어질 것임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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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그걸 매꾸려면 뜻밖의 반전을 보여주던가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점에서 그리 뚜렷한 장점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액션이 지나치게 빨리 끝나는데 비해 설정을 풀어내거나 대사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비율이 꽤 높아 완급조절에 실패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건 처음 이 만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액션만화로 봐서 그런 것이다. 웨스턴 모험물인데다 주요 인물도 다분히 그런 설정이었으니까.

하지만 막상 보다보면 그보다는 드라마의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형이라는 괴물도 액션을 위한 장치라기 보다는 (여러가지 의미로) 인간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것에 더 가깝다. 1권에 실린 4개의 에피소드는 그것을 보여주며 이 만화의 방향성을 알려준다.

그러나, 매력적인 시대 배경이나 캐릭터, 혀를 내두르게 하는 액션, 흥미진진한 이야기 그 어느것도 해당사항없이 다 그만그만하며 인간 드라마도 다소 뻔하다.

유일하게 판타지에 속한 걸로 보이는 괴물의 실체는 어느정도 궁금함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이미 그 자체가 주요한 것은 아니라는 걸 보이기도 했고 이것만으로는 그렇게 매력적이라고 느끼긴 어렵다.

이제 막 시작해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좀 무난한 느낌이다. 취향에 맞는다면 재미있게 볼만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소 심심하다.

  1. 얘가 왜 여기서 나와? 싶을때가 있지만, 다른 캐릭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