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브라이언(Ashley Bryan)’의 ‘자유 자유 자유(Freedom Over Me)’는 흑인 노예 문제와 자유에 대한 갈망을 담은 그림책이다.

표지

한 농장의 노예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가격표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들이 처한 문제를 함축해서 보여준다. 가격을 매기고 단지 그것만으로 거래가 된다는 것이 그 사람이 그 자체로서 인정하지 않고 단지 물건처럼 재산으로서만 ‘취급’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실제 노예 관련 문서들을 보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존재했던 노예의 감정서에 기반해서 쓴 것이라서 그런지 그것이 주는 의미가 묵직하고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그 간단한 아디어에 살을 붙이기 위해서 어째서 그런 감정서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페어차일즈가의 사정과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감정서에 오른 노예 각각은 어떤 존재인지를 하나씩 풀어냈다.

그러면서 각자의 이름은 무엇이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등 마치 제품 명세서와 같은 항목들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그 다음 페이지에서는 그들의 진짜 이름(아프리카 이름)은 무엇이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떤 미래를 꿈꾸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노예라는 이면에 가려져있던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도록 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내용을 번갈아 실은 구성은 그들의 진정한 삶을 부각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시의 형식으로 썼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 이야기에 등장하는 노예들의 면면을 다소 과장하기도 했는데, 하나같이 훌륭한 재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 점이 그렇다. 그래서 더 그들이 부려먹히기만 하는 상황이 더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하며, 그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더 간절해 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 외에는 딱히 어떤 반전이나 극적인(예를들면, 봉기같은) 이야기는 없는데 그런 것 없이 그저 담담하게 노예들의 이야기를 담은게 이 책을 더 사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