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마루(藤まる)’의 ‘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午前3時33分、魔法道具店ポラリス営業中)’는 마음과 마법을 소재로 인간 드라마를 그려낸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소설 속 마법의 존재는 조금 특이하다. 스스로에게 잠재된 기운을 끌어올려 사용한다거나, 대자연과 같은 보다 큰 흐름에서 빌려와 힘을 발휘한다는 일반적인 마법과는 많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오래된 물건에 영혼이나 신 등이 깃들어 일종의 요괴나 정령이 된다는 한국의 도깨비 또는 일본의 츠쿠모가미와 더 유사하다.

마법도구가 생겨나는데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자연히 주술 특히 그 중에서도 저주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이건 뜻밖의 능력을 얻은 주인공들이 그 힘을 마냥 기뻐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불운한 일을 맞딱뜨리게 된다는 점과도 잘 어우러진다.

많은 면에서 동양의 주술 개념을 빌려왔으면서도 겉으로는 서양식 판타지같은 모양새를 취하면서 소설은 양쪽이 적당히 뒤섞여있는 듯한 느낌을 풍기는데 이게 썩 괜찮다.

서로 캐릭터가 크게 다른 주인공들이 만나서 티격태격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고, 사연이 있는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해결해주며 보여주는 인간 드라마나,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나가는 모습도 나쁘지 않게 그려냈다.

다만, 능력의 활용법이랄까, 갈등의 최종 국면을 해소하는 부분은 좀 아쉽다. 추측한 것이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라 과연 그렇게까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을까 미심쩍기도 하고, 정작 주인공들의 능력이 별 도움이 되는 낌새를 풍기지도 않기 때문이다..

마법을 약간은 저주와 같은 뉘앙스로 다루면서 마치 살풀이라도 하는 것 처럼 전개할 거였으면, 차라리 마법도구도 그 진짜 의도나 목적을 찾아 밝혀내고 그를통해 관련자들의 마음을 해소함으로써 일종의 성불을 시켜주는 것으로 설정하고, 그를 위한 의식에 주인공들의 일종의 공감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능력이 활용되게 하는 게 마무리도 확실하고 의식의 의미나 그 이후 역시 더 적절해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가 완전히 마무리 된 게 나이라, 단권 완결이라는 점에서도 좀 불만족 스러운데, 과연 후속권이 나올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