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무네무쯔(山田 宗睦)’의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ギリシア神話)’는 주요 내용만 간략하게 담은 다제이스트판 그리스 신화 포켓북이다.

표지

그래서 내용만 보면 약 160여 쪽도 안 되며, 각 쪽의 내용도 짧다. 작정하고 읽으면 한나절 정도면 다 읽을만할 정도다. 판형도 작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때때로 꺼내 보기 좋다. 그래서 이전에는 ‘주머니 속 그리스 신화’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도 했었다.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는 그 재판인 셈이다.1

그렇게 짧은 분량으로 그리스 신화를 압축하다 보니 빠진 이야기나 생략한 세부 내용도 많고, 묘사도 ‘어떤 일이 일어났다’하는 정도로 단순한 게 많다. 또 여러 판본에서 조금씩 떼어온 듯, 책 내에서도 앞에서 했던 얘기와 뒤에서 하는 얘기가 다른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출생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다. 한마디로, 소설로서의 재미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웬만한 주요 사건들은 수록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를 전체적으로 훑어보기엔 좋다. 그러면서 나라면 이런 인과를 넣어서 이렇게 메우겠다 하고 상상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2

책 뒤쪽에는 ‘해설편’도 실었는데, 각 인물을 신화와 역사 관점에서 설명하는 게 꽤 볼만하다. 예를 들어, 여신에서 남신, 여가장에서 가부장으로 변화하는 것이나, 제우스의 바람둥이 같은 기질은 왜 생겨난 것인가 하는 것 등을 현실 역사적인 면에서 바로보는 게 꽤 재미있었다.

아쉽게도 그림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그림 자체도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고, 솔직히 없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 만화처럼 그림이 중요한 게 아니니 그렇게까지 흠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만, ‘그림과 함께 보는’이라고 한 것 치고는 좀 실망스럽다.

  1. 본문 아래에는 여전히 책 제목이 ‘주머니 속 그리스 신화’로 표기되어 있다. 

  2. 신화는 구멍이 많은 편이 2차 창작에는 더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