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말 벼리’는 경주마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동화다.

표지

경주마인 ‘벼리’는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는 울보다. 경주마들을 대표하는 말로 손꼽힐 정도로 잘 달렸지만 예기치 못했던 큰 사고가 있은 후부터는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되었다.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사고 생각은 그를 자꾸만 눈물짓게한다.

주변의 경주마 친구들은 그를 위로하고 다시 달릴 수 있게 북돋워주려고 한다. 그가 힘차고 거침없이 달려나가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기 때문이다. 달리지 못하는 경주마가 어떤 이후를 맞게 되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행히 벼리는 기운을 되찾고, 달리는 것의 기쁨을 다시금 느끼게 되면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달릴 기회를 얻게되는데…

경마와 경주마에 대한 조사와 말에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동화다. 경주마의 심정을 상당히 잘 그려냈는데, 얼핏 말로서 등장할 뿐 인간적인 감정을 담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인간과 말이 서로 깊게 애정을 나누는 일들도 꽤 있었기 때문에, 동화 속 말들의 이야기가 꽤 그럴듯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경주에서 이기기 위해 마치 도구처럼 부리는 인간들과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인간이 대비적으로 나오면서 말을 탄다는 것이 단순히 탈것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말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것도 잘 느끼게 한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경주마들의 모습도 멋져 보는 맛이 있다.

이야기의 마무리는 조금 호불호가 갈릴 만한데, 딱히 동화적인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실적인 감동을 잘 자아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 두가지가 반정도씩 섞여있어서 이것도 저것도 확실하지 않단 느낌이다. 그들의 현실적인 이후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래도 나쁘게 보이지만은 않았던 것은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 분량을 좀 더 늘려 멋지게 살아가는 것까지 그려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