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의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햄릿(Hamlet)’은 현대어로 읽기 쉽게 옮긴 고전 희곡이다.

표지

희곡은 지문이 거의 없고 주로 대사로만 이뤄져있다는 특성 때문에 경우에 따라 해석이 크게 갈릴 수 있다. 이는 이 책 햄릿처럼 저자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후대의 사람들이 기억에 의존해 짜집기해 만든 것일 경우 더 그렇다.

그나마 원래의 목적대로 무대 위에서 실연된 것을 볼 경우에는 연출자의 의도나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이나 등이 연기와 연출을 통해 담기기 때문에 좀 더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책으로 된 희곡엔 그런 것들이 모두 빠져있기 때문에 인물의 서사가 잘 들어오지 않고, 생각과 행동, 감정에 공감하기도 어려우며, 그렇기에 중간 중간 일부 내용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를 보완하기 위해 개중에는 설명이나 주석을 덧붙이기도 한다만, 이 책에는 그런것이 없기 때문에 희곡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의외로 어렵게 느껴질 만하다.

햄릿의 빈 부분들은 읽는 사람이 어떻게 채워넣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양상이 달라지게 만든다. 햄릿만해도 고뇌하는 복수자 뿐 아니라 줏대없는 반항아나 정신분열적인 (진짜) 미치광이로도 볼 수 있다. 주인공인 햄릿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인물들의 성격은 물론 이야기까지도 달라지므로 이미 익숙한 이야기만 되풀이하기 보다는 자기만의 각색된 햄릿을 상상하며 읽어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현대어판이란 것을 강조하는 만큼 단어나 문장은 읽기 어려운 것이 거의 없다만, 시대배경이나 글 속에 녹아있는 언어유희 등까지는 어쩌지 못해서 이상하거나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남아있다. 특히 언어유희는 번역을 하면서 한국어에 맞게 바꾼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왜 그런 대사를 하는지도 (주석 등이 없어)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상하게만 보인다.

문장도 (시대배경이 있다보니) 완전히 현대어로 바꾼 것이 아니라 사극톤이 함께 있는데, 이게 묘하게 어색하게 섞인 부분도 있다.

고전 시대극은, 심지어 희곡은, 좀처럼 온전히 번역하기란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