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와이(カシワイ)’의 ‘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ひとりの夜にあなたと話したい10のこと)’는 굉장히 감성적인 그림 에세이다.

표지

솔직히 내용은 딱히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애매하다. 명확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며, 엄청 재미있다거나 흥미롭거나 하는 그런 것 역시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라기보다는 일종의 시에 가까워서 더 그렇다.

그런만큼 감성적인 면은 정말 훌륭한 편이다. ‘혼자인 밤에…‘라는 제목처럼 조용하게 깔리는 글들이 그와 잘 어울리는 그림과 만나 절로 젖어들게 만든다. 묵직하게 깔린다고 해도 좋을 잔잔함도 좋아서 읽고있자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런 점은 각박하고 긴장된 현대의 그것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데, 그렇기에 지친 요즘 사람들에게 의외로 감성적 힐링을 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책에 수록된 10가지 이야기는 서로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한명을 주인공으로 하고 같은 공간을 여러번 등장하기 때문에 은근히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도서관이라는 공간, 거기에 밤으로 시작해 아침으로 끝을 맺는 점 등도 연속된 구성을 연상케 한다. 이는 또한 열고 닫는 것과 맞아떨어져 보여 감각적이다.

아쉬운 것은 의외로 어색해 보이는 그림도 눈에 띈다는 것인데, 이는 본디 일본의 대중적인 제책방식에 따라 오른쪽 펴기로 만들어진 것을 왼쪽 펴기로 만들면서 그림을 반전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그러면서 반전시키지 않은 것도 있다는 건데, 그것이 얼핏 작가가 실수한 것처럼 보이게도 한다. 원작을 살려 오른쪽 펴기로 만들던가, 아니면 기왕 엄청 좌우가 민감한 그림이 많은 것도 아닌데 확실히 좌우반전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