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바우어(Joan Bauer)’의 ‘호프가 여기에 있었다(Hope was Here)’는 어느 날 작은 도시로 이사오게 된 한 십대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사실 맨 처음에 든 생각은 ‘생각했던 거하곤 다르네’였다.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정치 얘기를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그게 전혀 나쁘지 않았다는 거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놀랐던 것처럼 조금은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 정치 이야기는 생각보다 놀랍도록 원래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자체가 확장된 모양새를 보인다.

그건 그만큼 정치 이야기를 잘 풀어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치 활동이라는 건 생각보다 더럽고 복잡한 일면이 있다. 그래서 깔끔한 이야기를 만들기 어렵고, 굳이 만들어도 뜬구름같은 이야기가 되기 쉽다. 심지어 경험이라곤 없는 사람이 처음 정치를 시작해 작으나마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라면 더 그렇다. 어렵지않게 단순화하면서도 나름 현실감도 있도록 수위 조절을 잘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소설 속 배경을 주민들이 서로 다 알정도로 작은 마을로 설정한게 적절했다. 그게 소설 속 정치 활동이나 변화를 좀 더 있음직한 일로 보이게 해준다.

아직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을 정치의 주요 활동 인물들로 부각시킨 것이나 이들이 활동하면서 겪는 일이나 생각을 보여준 것은 소설을 볼 청소년들에게 좀 더 공감할 점을 만든다. 그런 이야기를 통해 왜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한 지도 나름 잘 보여준다.

때로는 마치 시대가 뒤섞인 듯 과장된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만, 의외로 인간들이 언제든 보일 수 있는 일면을 담은 것이라서 부정적으로 비치지는 않았다.

소녀가 늘 품고 있던 엄마와 아빠에 대한 이야기나 자기를 찾아가는 아이들의 성장을 담은 것도 괜찮았으며, 이야기의 마무리도 적절했다.

번역은 좀 아쉬웠는데, 영어 원문일때야 비로소 의미가 있었을 것들이 의외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소설 내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Hope was Here’라는 제목부터가 그렇다. 이런 중의적인 문장들은 번역하면서 단순해져버려 본래의 느낌을 잃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