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인간 천승주’는 우주기생생물의 숙주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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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기생생물을 소재로 한만큼, 이 소설은 일종의 SF라고도 할 수 있겠다. 미지의 생명체라는 것은 꽤나 흥미를 끄는 요소인데, 기생충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작은 존재가 인간에 버금가는 지적 생명체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기생생물이라는 점을 빼고 보면 사춘기 초입에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이나 사회성 등을 확립해나가며 다소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기도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전형적인 청소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갈등 요소를 확인하거나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 기생생물이 역할을 잘 하기 때문에 전개가 좀 빠른 것 같으면서도 꽤나 읽을만하다.

새로운 기생생물이라는 것을 통해 단지 흥미를 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 역시 잘 이끌어나가는 편이라서 나름 소재를 나쁘지 않게 활용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세부 설정이나 묘사에 좀 의아한 점이 있는 것은 좀 아쉽다. 이런 점은 기생생물의 생태를 완전한 비밀로 남겨두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좀 판타지처럼 느끼게도 한다. 자칫 혐오감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런 것일 수 있으나 그게 좀 비현실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다소 급박하게 끝나는 마무리도 썩 좋지 않았는데, 특히 이전의 이야기를 뒤집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좀 미완의 느낌도 풍긴다.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 일부를 잘 담아낸 것은 사실이나 그 틀이된 SF적인 이야기의 완성도는 좀 아쉽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