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사냥’은 인어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욕망에 대해 그려낸 사극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처음 저자의 소설을 손에 쥐었던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의 유명세 때문이었다. 배우로서는 물론이고 그의 여러 활동이나 생각을 들으면서 꽤 긍정적인 호감을 갖게 되었기에, 그런 그가 쓴 소설은 과연 어떤 내용과 이야기를 담고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첫인상은 다소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의미있는 글이었다고는 하나 소설로서의 재미가 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글솜씨가 이제는 상당히 물이 오른 것 아닌가 싶다. 괜찮은 소재를 선정해서 흥미롭게 살렸을 뿐 아니라 그걸 실로 재미있는 이야기로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인어와 인어를 먹음으로써 불로불사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오래되고 또한 많이 화자돼온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는 물론 작품 분위기에 맞게 살짝 뒤튼 것까지 그간 여러가지가 나왔었기에, 그런 것들을 익히 보아온 사람이라면 또 인어고기 이야기를 들고나왔다는 것이 과연 어떨지 좀 우려스러울만도 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저자가 그린 인어와 그들과의 연을 담은 묘사는 꽤나 빛이난다. 현재와 과거를 그린 두개의 물줄기로 인어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심화되어가는지를 그린 이야기는, 기존의 것을 답습하면서도 또한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변형도 잘한 편이어서 식상하지 않다. 시각적인 표현도 좋아서 꽤 매력적인 판타지로 보인다. 그것이 저자의 인어 이야기를, 그 결말이 다분히 예상 되는데도, 흥미롭게 따라가게 한다.

살짝 역사적인 에피소드를 끼얹은 것도 좋았는데, 그것 자체가 큰 반향을 일으키거나 하는 것은 아니나, 이야기를 풍부하게 꾸며주는 역할을 잘 하기 때문이다.

당초 말하려던바도 잘 담았다. 일관된 캐릭터가 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데, 그러면서도 그저 일차원적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 것은 등장인물들을 충분히 공감할만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들이 엮이며 자아내는 드라마도 꽤나 괜찮은 몰입감을 준다.

똑같이 인어와의 연을 쌓았지만 서로 다른 결정을 하고 다른 결말을 맞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것은 각자의 사연과 주제를 강조하고 생각거리를 주기도 한다.

마무리도 나름 깔끔한 편이다.

이걸 전작들과 달리 몇개월만에 뚝딱 써냈다니. 이젠 유명인이 쓴 소설로서 화자되는 게 아니라, 그냥 소설가로서 얘기되도 충분한 정도에 이르른 게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