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월 고서점 요괴 수사록’은 현대를 배경으로 동양 판타지를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이 책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했던 동명의 컨텐츠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쉽지만 장편 연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충분히 풀리지는 않았었는데, 이 책은 그로인한 단점까지도 그대로 갖고 있다. 이야기가 되다 말았다는 얘기다.

소설에 담긴 내용은 전체 이야기의 초반부, 일종의 프롤로그에 가깝다. 겨우 신과 요괴, 원혼 등이 하께하는 세계관과 화월 고서점이라는 배경공간과 그 존재의의, 주인공들의 활약과 활동 방식, 그를 위한 ‘견자’라는 존재의 필요성 등을 살짝 맛만 보여주더니만 정작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려나 하는 차에 그냥 그대로 이야기를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소위 ‘소드마스터 야마토’식의 결말조차 내지 않았다. 그렇다고 후속작을 긍정적으로 기대해서 그렇다거나 분량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은, 에필로그가 전혀 이후를 예상케하거나 기대케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모든 걸 열어둔채 닫아버린 것이다.

초반에 문장력에 좀 아쉬움이 느껴지던 것과 달리 뒤로 가면서 캐릭터와 이야기는 나름 흥미로워 볼만했는데, 그걸 다소 급작스럽게 끝을 내버린 것은, 설사 그 이후가 다소 뻔하게 예상되는 클리셰의 이어짐었을지언정,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

본래 하려던 이야기를 좀 정리해 연재한 것이라 이후 추가로 외전 총 10화를 더 연재하기는 했다만, 그것도 당초 생각했던 추리물로서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딱히 이런 부족함을 채워줄 것 같지도 않다.

청소년 소설로 방향을 바꾼 것 치고는 그런 요소도 잘 느껴지지 않는데, 그것도 따지고보면 분량의 부족에서 오는 문제다. 껏해야 한 에피소드만, 그것도 딱히 갈등의 심화와 해소라는 과정없이 후닥닥처리하는 식으로 지나갔기 때문이다. 추리물 요소를 외전으로 뺀 건, 결국 과하게 다이어트를 하게 만들어버린 안좋은 결정이 아니었을까.

구성과 분량이 아쉬운 글이 아닐 수 없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