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온’은 한국에선 좀 보기드문 하드 SF 소설이다.

표지

하드 SF라 함은, 진지함을 빡세게 박아넣은 SF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인 상상력을 기본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요, 그걸 뒷받침하기위해서도 여러 이론이나 지식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그렇기에 자연히 전문용어처럼 낯설고 처음 들어보는 것들도 많이 나온다.

이 소설은 거기에다가 등장인물까지 많은 편이다. 물론 모든 인물들이 같은 비중으로 다뤄지는 것은 아니나, 영상물이라면 그래도 가볍게 지나갈만한 인물조차 이름과 묘사로만 표현되는 소설에서는 하나하나 집고 애써 구분해야하기 때문에 수십명의 등장인물들은 좀 너무 많다는 느낌을 들게한다. 심지어 이들이 방대한 분량 속에서 조금씩 하나씩 등장하는 것도 아니라 더 그렇다.

이 두가지는 소설을 좀 읽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자칫하면 뭔소리를 하나 싶다가 쏟아지는 인물 이름들에 넉다운당해 도망가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정통 SF 부활의 신호탄이라는 야심찬 소개를 하며 내놓은 것 치고는 좀 더 (읽기 쉽도록) 가벼우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점이다.

그러나, 여러 요소들을 꽤 그럴듯하게 사용했다는 점과 그것들을 통해 흥미로운 SF 적인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그래도 양호한 점수를 주고싶다.

초반부는 좀 힘들게 하지만, 이야기도 나름 흥미로운 편이다. SF를 좋아한다면, 한번 인내해가며 읽어볼 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