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브르티그르(Fibre Tigre), 아르놀드 제피르(Arnold Zéphir)가 쓰고 엘로이즈 소슈아(Héloïse Chochois)가 그린 ‘인공지능 유리(Intelligences Artificielles: Miroirs de nos vies)’는 AI와 AI가 가져올 미래를 그린 그래픽노블이다.

표지

얼핏 보면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SF 만화인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런 부분도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현재를 그리고 있는데다가, 상상력을 가미한 이야기보다는 실제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과 그를 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기 때문에 SF라기보다는 일종의 다큐, 그것도 과학 다큐에 더 가까운 편이다.

자연히 책 내용과 구성도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부분과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의 개념이나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왔다갔다 하며 나오는 식이 되었다.

현재 인공지능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는 뉴럴컴퓨팅과 그를 활용한 딥러닝은, 그 자체가 나온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먼 미래나 소위 외계인에게서 뜯어낸 것 같은 차세대의 느낌을 풍긴다. 그 이유는 소위 블랙박스라고 하는, 인간은 결코 이해할 수 없을거라 여겨지는 값 도출 방식 때문이다.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었다는 점은 인간이 손쉽게 인공지능을 우상화하기 쉽게 만든다. 혹시 진짜로 인간에 가까운, 혹은 인간을 뛰어넘는 지적 능력을 갖춘 게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는 거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기초적인 구분법이라 할 수 있는 약인공지능과 강인공지능의 차이만 알아도 하지 않을 엉뚱한 상상을 펼치기도 하는데, 이것만 봐도 인간의 인공지능에 대한 감정과 두려움이 (과거 자연이 그랬던 것처럼) 순전히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한다.

단순히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과 그에 대한 화두거리들을 꺼내 보여주는 것 뿐 아니라 이런 기본을 분명히 하며 책을 마무리 하는 게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다.

뜻밖의 보너스도 있는데, 컴퓨팅과 관련된 책인만큼 새삼 적절하고 좋지 않나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