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리벤슨(Terri Libenson)’의 ‘투명인간 에미(Invisible Emmie)’는 서로 완전히 다른 두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표지

한명은 말도 적고, 움츠려 있으며,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잘 눈에 띄지도 않는 내성적인 소녀다. 에미라는 이름의 이 소녀의 이야기는 그녀의 성격처럼 무채색에 가까우며 실제로 그녀가 하는 말보다는 생각이나 혼잣말이 훨씬 많다.

반대로 컬러풀한 소녀 케이티는 활발하며 모두와 친하고,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것도 없다. 완벽하게 에미와는 반대인 셈이다.

소설은 이 두 소녀를 번갈아 보여주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서로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던 둘이지만 어느 날 에미에게 닥친 작은 사건을 계기로 시선이 교차하며 이게 이 둘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를 불러오게 된다.

그 변화 과정을 저자는 굉장히 부드럽게 잘 풀어냈다. 그것 때문에 겪게되는 괴로움이나 슬픔, 그리고 분노 같은 것들도 적절한 때에 적정한 만큼을 잘 표현했으며 작다면 작다고 할만한 사건에 가담하는 아이들이나 에미와 케이티 주변 아이들의 행동 등도 억지스럽거나 하지 않게 잘 엮었다.

한가지 이야기에 집중하고 아이의 독백 형식으로 마음을 그림으로써 깊게 다룬 것 같으면서도 어린 시절 누구든 겪었을만한 여러 경험들을 은근히 잘 녹여내기도 해서 공감가는 부분도 많다. 특히 에미처럼 내성적인(또는 내성적이었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는 조금 판타지적인 면모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에미의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져 이상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림과 연출을 두 캐릭터 각각의 성격과 심정을 그대로 나타내는 듯이 그려냈는데, 둘이 변화해가는 것까지 미묘하게 반영한 것도 적절했고 그래서 이야기를 시각적으로도 따라갈 수 있게 한 것도 좋았다.

54p 35p

그림과 연출, 이야기 전개나 그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도 모두 좋다. 교훈적인 내용을 담으면서도 너무 교과적이기 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만든 것 역시 칭찬할 만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