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느와르 인 도쿄’는 정치와 섹스, 꽤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담아낸 소설이다.

표지

저자는 이 소설의 주요 키워드로 세가지만 꼽았지만, 사실은 하나가 더 있다. 제목에도 들어가있는 ‘재즈’다. 스스로도 즐기며 오랫동안 컬럼 리스트로써 관련 글을 써오기도 해서 그런지 소설에 담긴 재즈에 관한 지식이나 일종의 철학같은 것들은 꽤나 깊이있다.

정치치적인 내용도 그렇다. 일부러다 싶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써낸 정치적인 내용들은 단지 선동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나름 생각해볼만한 사유가 담겨있어 현실적인 비판을 담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섹스에 대한 것도 꽤 재미있게 그렸는데, 순수한 애정과 육체적 쾌락을 구분할 수 없게 섞어놓고, 한편으로는 고대에 섹스가 어떻게 신과 연결지어 인식되서 이용되었는지 역사 문화적인 얘기를 꺼내 지적이고 이성적인 듯이 포장하는가 하면, 더할나위없이 말초적이고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순수한 욕망이 느껴지도록 그려서 이에 얽힌 인물들이 모순적이고 표리부동하며 자기합리화가 넘치는 캐릭터로 느끼게도 한다.

인물들이 보이는 변화나 상대적인 모습 등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서 어색하지 않고 그럴듯하다 공감할 수 있게 그리기도 했다.

때론 사회 컬럼의 한 기고문인 것처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상상력과 흥미를 자극하는 비밀과 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흥미롭게 풀어냈는데, 덕분에 사회, 역사, 문화에 관한 꽤 전문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으면서도 쉽게 지루해지거나 하지는 않는 편이다.

다만, 갈등을 심화하고 해소하는 것은 썩 좋지 못해서 후반부 전개는 다소 의아하고 어색하며 전반과 달리 썩 공감이 가지도 않는다. 이것은 그 전까지 나름 어울려보였던 정치나 재즈에 대한 얘기까지 뜬금없어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추가로 ‘일본국 헌법’이 아니라 ‘대일본제국 헌법’을 참고한 듯한 의아한 내용이있는 것과 오타가 꽤나 많다는 것도 아쉽다. 다수의 오타들은 이후의 제대로 된 문장마저 잘못 된 것인지 의심하며 보게 만든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