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저벨’은 이전작에서 선보인 ‘링커 우주’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다.

표지

소설의 배경이 된 ‘링커 우주’는 이전 소설집인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서 선보였던 것으로 이 책은 그것을 이어받아 연작 소설로 써낸 것의 개정판이다.

소설은 애초에 생각했던 구성으로 온전히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개정판에서도 딱히 그걸 보충하거나 하진 않아서 뭐가 개정된 것인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이상한 문장이나 오타 같은 게 있어서 더 그렇다.

이야기의 시작을 연 단편이 따로 있다보니,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의문부호를 굉장히 많이 띄우게 한다. 익숙하지만 전혀 다르게 사용한 용어, 뭐를 말하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설정 등이 꽤나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작을 보지 않았다면 적당히 넘기면서 읽어나갈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조금씩 채워지기도 하기 때문에 그래도 그럭저럭 일어나갈 만하다.

소설이 그리고 있는 소위 ‘링커 우주’는 꽤 흥미로운 세계다. SF적으로는 조금 의아한 설정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재미있어 할만한 소재를 기본 아이디어로 사용했고 그것을 썩 나쁘지 않은 이야기로 그려냈다.

전혀 인간같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인간스런 이야기들은 낯설면서도 익숙해서 쉽게 공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배경을 일종의 폐쇠세계로 그렸으면서도 그 세계 자체를 꽤나 방대하게 설정해두어서 그런지 이야깃거리가 꽤나 다양하다. 심지어 저자가 원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더 써낼 수도 있어 보인다. 하긴,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 벌어지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가 있었으니까. 이런 가능성은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책에는 평론가로서 여러가지 것들에 평을 하기도 했던 저자의 지식과 관심이 담겨있기도 하다. 꽤 여러가지 것들에 현대의 일면을 그대로 또는 비유적으로 집어넣었는데 그것들을 알아보고 의미를 생각해 볼 만도 하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