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1’은 직지와 관련된 사건을 쫒는 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총 2권으로 나뉜 이 소설의 1권은 마치 중세의 의식을 방풀케하는 낯선 모습으로 살해당한 한 교수의 사건의 진실을 쫒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미스터리한 사건 뒤에는 직지와 가톨릭이 있는데 그걸 마치 탐정소설처럼 조금씩 파헤쳐가는 모습은 작가가 전에도 보여줬던 것처럼 흥미를 갖게 만든다.

거기엔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라는 설정도 적절해서 다양한 나라를 오가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점차 진실에 접근해가는 이야기는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개나 문장이 썩 매끄럽지는 않으며, 이야기도 잘 짜여졌다기 보다는 마뜩잖은 면을 꽤 보인다. 당장, 기자가 몇번의 질문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었던 간단한 정보조차 경찰에서는 채 파악하지 못하고 만다는 것부터가 그렇다.

직지에 대해 알아가는 것 역시 그렇다. 바티칸 편지의 해석에 대한 것도 그렇고, 심지어 이미 연구가 끝나 발표까지 했던 내용을 정작 직지 관련자들은 전혀 모르다가 주인공 기자가 나서자마자 대단한 걸 알게 됐다며 행동하는 것도 좀 벙찌게까지 만드는 것이었다.

갑작스레 등장해 큰 깨달음으로 이끌고 사라지는 조력자도 어색하다. 지나치게 과한 능력을 보이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에 녹아있지 않은 쓰인새도 그저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아 영 마뜩지 않다.

이런 면들은 작가의 전작들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 중 하나다. 그런데 여전히 비슷한 이야기 전개에 같은 문제들을 보이는 걸 보면 작가로서는 좀 안타까운 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직지에 대한 여러 사실들이나 역사를 적당히 머무리면서 각색하고 거기에 살인사건이라는 미스터리를 버무려 흥미롭게 풀어낸 것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래서 그나마 계속 진실에 대해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게 한다.

소설의 마지막 역시 2권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딱히 분량이 많지 않은데도 굳이 2권으로 나눈건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이는데, 그렇기에 어떻게 마무리를 지었냐에 따라서 1권까지도 평이 갈릴 것이라 2권의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