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시 나미야(藤石 波矢)’의 ‘어제의 너는, 나만의 너였다(昨日の君は、僕だけの君だった)’는 셰어 연애라는 독특한 사랑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반했던 여자에게 셰어 연애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연애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연애소설이기도 하다.

셰어 연애란 얼핏 들었을땐 뭔 개손린가 싶다. 내 연인을 남과 공유한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흔한 인간의 본성같은 것이다. 왜 일부다처나 일처다부 같은 것은 흔하게 있어왔지 않던가. 따지고보면 바람을 피운다던가, 소위 ‘자유로운 연애(Open relationship)’도 똑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미리 쌍방간에 합의를 한 후 진행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은면까지 있을 정도다.

그럼, 얼핏 보기에만 좀 특수해보일 뿐 과거에는 물론 현대까지도 숱하게 행해지는 흔한 연애를 담은 이야기라고 봐도 될까.

막상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가벼워 보이는 소재와 달리 각자의 사정이 꽤나 무겁기 때문이다.

소설은 결핍을 가지고 있는 여러 남녀가 셰어 연애에 던져진 작은 파문을 통해 변화해 가는 것을 그린 심리 드라마에 더 가깝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결여때문에 살짝 꼬여있는데, 그것이 결국 해소되지 못하면서 소설과 같은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는 게 참 안타깝다.

그들의 결여에는 대중적인 것이 깔려있어 크게 위화감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만, 그래도 좀 과장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라 같은 경험이 있는 게 아니라면 100% 공감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자승자박하는 꼴을 보이는 주인공들이 심히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세번째 남자친구라는 파도를 겪으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했으면서도, 의아한 최종 선택을 하기에 더 그렇다. 전개에 따라서는 일종의 성장물로서 마무리 지을 수도 있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대로 된 공감과 이입을 이끌어낸 것 역시 아니라서, 뭔가 후반부와 결말 사이를 매워줄 무언가가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한 여자를 중심으로 한 셰어 연애와 그 주변 친구들까지를 포함한 이야기를 몇몇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보여주면서 서로의 엇갈리는 심정이나 변화 등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볼만하다. 소재를 단지 자극적으로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꽤 진지한 이야기로 이어간 것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온전히 정리되지 않아 뭔가 뒤를 다 닦아내지 못한 것 같은 찝찝함을 느끼게 하는 건 아쉽다.

중간 중간은 물론 끝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추론하고 판단을 내리는 부분도 막상 이야기와 연결되거나 하는 건 아니어서 좀 불필요한 잡음처럼 느껴졌다. 차라리 그런 게 없는 것이 더 깔끔한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좋지 않았을까.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