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의 한국사는 살아있다’는 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설민석의 이름을 내건 초등학교 한국사 학습지다.
초등학생을 위한 것이니만큼 내용은 큼직하고 주요한 것들만 간략하게 얘기한다. 예를 들면, 구석기 시대를 소개할 때 뗀석기를 이용했고 동굴에서 지냈다고 얘기하고, 곧 신석기 시대로 넘어가 간석기와 토기를 만들고 농사를 지었다고 하는 식이다. 이런 내용은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초등학교 학습지가 대개 그렇듯 놀이를 이용해 흥미를 끌어당기는 요소도 사용했는데, 이 책에서는 사용한 것은 색칠과 AR이다. 그런데, 이것들을 각각 사용한 게 아니라 색칠 놀이가 AR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 재밌다.
AR을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에 ‘단꿈교육’에서 나온 ‘한국사는 살아있다’ 앱을 설치해야 한다. 기기는 Android와 iOS를 모두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App Store에서는 찾지 못했고, Google Play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
앱을 설치하고 앱 메뉴에서 ‘AR 학습’을 선택하면 카메라가 뜨는데, 카메라에 색칠 놀이 페이지가 모두 보이도록 비추면 직접 색칠한 색이 적용된 3D 모델이 나와서 움직인다. 색칠한 페이지를 보고 바로 그에 맞는 3D 모델이 나오는 게 신기하다.
하지만, 3D 모델이 튀어나온 후에도 카메라 영상이 계속 배경에 나타나서 3D 모델이 잘 안 보인다던가, 갑자기 멈추기도 하는 등 아직은 앱 완성도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추후 개선돼야 할 것이다.
학습지로서도 초등학생용이니 내용이 간략한 건 이해하겠다만, 그 때문에 내용이 빠지거나 너무 축약된 듯한 것은 좀 그렇다. 예를 들어, 단군 신화를 요약한 ‘그림으로 보는 단군 이야기’가 그렇다. 3번째 장면에서 사람이 되고 싶다며 곰과 호랑이가 환웅을 찾아오는데, 그 후 갑자기 호랑이가 마늘과 쑥만 먹는 걸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책 내용만으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마늘과 쑥을 계속 먹은건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구멍이 부모 등 학습 지도자가 빈 곳을 메꿔주도록 일부러 뺀 것인지, 아니면 초등학교 교과과정의 내용이 이런 식으로 되어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나온 누락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점들은 좀 아쉽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는 역사의 흐름과 주요 사건들을 잘 요약했고, 뒷부분에는 학부모를 위한 가이드도 둬서 아이들이 궁금해 할만한 것들을 해설해 놓은 것도 좋았다.
몇 가지만 보강한다면 놀이도 하면서 역사 공부하기 괜찮은 교재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