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타 히데히코(縣 秀彦)’의 ‘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천문학 이야기(怖くて眠れなくなる天文学)’은 우주를 독특한 컨셉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표지

독특하다고 했지만, 사실 이 책의 컨셉인 ‘공포’는 꽤나 전형적인 것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잘 모르겠으면 무서워하는 습성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에 높은 산과 하늘, 쏟아지는 비, 강하게 내리꽃는 벼락을 무서워 했던 것처럼 우주공간과 항성 및 행성의 변화, 그리고 어쩌면 거기에 있을지로 모를 생명체와의 갈등 등에 겁을 먹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럽다.

공포를 컨셉으로 잡은만큼 모든 이야기를 꽤나 무서움을 조장하는 것 같은 식으로 시작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만약 그러면 어쩌지’라고 두려운 생각이 들기보다는 ‘과연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하고 오히려 흥미를 갖게한다. 막상 별 무서운 것은 없다는 말이다.

그건 워낙에 우주의 스케일이 커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태양이 수명이 다해가는 한편 지구와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지구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얼음 행성이 되는 (거의 확정적인) 미래를 알게 된다고 해도 그건 이미 내가 죽고나서도 한~참 후인 수십억년 후의 일이다. 피부에 전혀 와닿지가 않다보니 무서워 할 수가 없는거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제들이 겁내야 할 것처럼 다가왔다가는 흥미로움만을 남기고는 떠나간다.

덕분에 꽤나 가볍게 볼 수 있는 편이다. 흥미를 끌만한 주제를 잘 선정한데다 너무 깊은데까지 들여다보지는 않기 때문에 보는 내내 지루하거나 하지 않다.

대신 그런만큼 때때로 설명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