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크 셀(Véronique Sels)’의 ‘큰 가슴의 발레리나(La ballerine aux gros seins)’는 가슴때문에 고민하는 발레리나 지망생과 그녀의 두 가슴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첫 인상은 좀 어렵다는 거다. 다양한 발레 용어가 나오는 것 뿐 아니라 발레와 관련된 이야기나 관련 인물들까지 꽤 전문적이라 할만한 내용들이 더러 나오기 때문이다.

이야기도 왔다갔다해서 조금씩 끊어지는 느낌이 있어 더 그렇다. 소설은 주인공의 이야기와 그녀의 두 쌍둥이 가슴 형제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기 구성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서로 생각과 관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이게 연결되는, 똑같은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게 맞나 다시 살펴보게 하기도 했다.

가슴들의 이야기는 묘하게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 그게 때론 의아함을 던져주기도 했다. 형제라면서 남성성을 가진 것으로 설정한 것 치고 여성성을 띈 것처럼 그려진 부분이 있어서다. 결국엔 여성의 가슴이라는 걸까.

아니면, 남성이 생각하는 여성성을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에서 가슴들은 대게 주인공과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는데, 그렇다면 주인공은 가슴들처럼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 뿐 아니라 입장이 반대되는 것들도 생각해 볼만하다. 가슴이 성장하거나 집중받는 것은 그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바라는 바이겠지만, 발레리나를 꿈꾸던 주인공에게는 반대로 싫은 것일 수밖에 없다. 큰 가슴이 발레에는 장해가 되기 때문이다. 가슴으로인해 또는 여성으로서 그녀가 느껴야 했을 당혹감이나 분노, 실망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장면은 꽤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