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고양이처럼’은 개인 프로젝트와 전시도 하고, 글도 쓰면서 마음 가는 대로 살고있는 비주얼 아티스트 아방의 생각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표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저자는 좀 특이하다. 그의 그림은 보통 일러스트들에서 느낄 수 있는 깔끔함이나 정갈하게 다듬어진 느낌, 사실적인 입체감과 그림자 표현 등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연 표현 안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어설픈 감이 있어 마치 ‘이정도면 됐겠지’하고 하다 만 든한 느낌마저 든다. 처음부터 ‘나는 내 맘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더니, 그림마저도 그렇게 그린 것 같다.

그렇다고 못봐주겠다거나, 후지다거나, 안좋은 것은 아니다. 그의 그림은 그대로 그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걸 장점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보통은 그걸 어떻게든 개선하려고 하는데, 그 대신 차라리 그 안에 남아있는 자신만의 매력을 갈고 닦으라고 말이다. 똑같이 힘들거면 기분 좋은 쪽으로 노력하는게 낫다는 얘기다. 그런 그가 그런 결과의 하나로 내놓은 그림을 보면 은근히 미소 지어지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마냥 인생을 그렇게 즐거운 방향으로만,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때론 우울해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럴때는 그걸 마냥 이겨내려고 하기 보다는 적당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렇게 시간에 흘려보내야 하기도 한다. 그럴 때 주변 사람들과 전엔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겼던 사소한 추억들이 무엇보다 도움이 된다. 때론 나 자신에 대한것 까지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그런 경험들, 그러면서 느꼈던 것들이 담겨있다. 때론 제 멋대로 이기적이기도 하고, 그런 주제에 어떨땐 혼자 다 우울한 것처럼 굴기도 하지만, 하나 하나가 소중한 인생살이다.

기록을 남기면 그것들은 나중에 되돌아 봤을 때 ‘이랬어?’하며 웃음짓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의미 없었던 건 아니다. 그 때는 진지했고 지금도 추억으로 남아있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그런 의미있는 시간들을 만드는 건, 과거에 얽매이는 것도 미래를 준비하기만 하는 것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사는 것이다. 마치 옆에서 보면 제멋대로인 고양이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