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와인이 필요하다’는 2010년 세계소믈리에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했던 국가대표 1호 ‘정하봉’이 와인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와 경험들을 정리해 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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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문화 중 하나다. 과장이 좀 있어 보이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수많은 와이너리와 그걸 즐기는 사람이 있고, 소위 싸구려라는 저렴한 것에서 부터 입이 돌아갈만큼 비싼 것까지 가격도 다양하며, 종류나 지향하는 맛이 각양각색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알고 즐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와인은 결코 쉽지 않다. 단순히 용어만 봐도 그렇다. 와인의 종류도 여러개인데다, 맛을 표현하는 와인만의 고유한 용어도 여럿있고, 그것들은 모두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오묘한 글귀로 이뤄져 있다. 심지어, 신이 내려줬다고 할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만큼, 그런 지식의 수가 많기까지 하니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숨막혀 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는 와인에 대한 책이 그런 여러 지식들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있어서이기도 하다. 이는 물론 지식서로서는 마땅한 것이기는 하나, 초보자들에겐 어렵고 부담스럽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좀 흥미롭게 시작한다. 소믈리에인 자신의 경험을 담아서 와인을 소재로 한 에세이같기 때문이다. 이게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소믈리에에 대해 좀 더 알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와인 서적 특유의 버겁다는 느낌도 좀 가시게 해준다.

‘비지니스맨’을 위한 책을 목표로 한 것도 독특하다. 그런 지향점 때문에 셀링 포인트나 고객 접대같은 얘기도 하는데, 비록 나 자신과는 접점이 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레스토랑을 이용할 때의 경험을 생각나게 하기도 하고 그럴때의 에티켓 같은 것도 생각해볼 수 있어 한번쯤 읽어보기에 나쁘지 않기도 했다.

와인책인만큼 와인에 대한 지식도 충실히 담았는데, 그걸 개인 경험과 함께 담아 부드럽게 읽을 수 있게 한 것도 좋았다. 중간중간 수록된 팁들도 유용해서 와인을 알고 내 기호에 맞는 와인을 고르는데도 도움이 됐다.

부담에서 벗어나 즐기는 와인은 얼마나 좋을까. 이번에 얻은 팁을 참고해 가볍고 부담없는 와인부터 시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