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냐 슈테브너(Tanya Stewner)’의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4: 웃는 침팬지의 비밀(Liliane Susewind #4 Schimpansen macht man nicht zum Affen)’는 릴리 수제빈트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표지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기묘한 행동을 하는 침팬지다.

사람처럼 입을 벌려 웃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하는 이 침팬지는,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릴리가 대할때는 어색한 점이 눈에 띄지만, 얼핏 봤을때는 딱히 이상할 것 없는, 오히려 기특한 재주를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현대 인간들에게 대중적으로 쓰이는 일종의 약속된 제스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역시 시대나 지역에 따라 같은 행동도 다른 의미로 쓰였고 또한 쓰이는 것처럼, 인간과 동물의 제스쳐도 인간끼리만큼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간과 동물은 서로의 의도나 상태를 오해해서 전혀 엉뚱한 방식의 대응을 하기도 하고 그것이 의도치않은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동물이 인간처럼 행동한다면 그것은 대부분 뒷배경이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이 침팬지는 릴리마저도 좀 유추를 통해 문장을 완성해야 할 정도로 어눌한 의사소통을 하기까지 한다. 릴리의 능력이 딱히 동물의 지능 등을 고려한 것이 아닌, 진정한 의도 등을 서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란 걸 생각하면 이건 분명 이상하다.

그렇기에 이 침팬지의 등장으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는 꽤 처음부터 분명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이전 권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을 등장시켜 갈등 요소를 만들고, 동물원 동물들의 개별적인 서사나 사건 해결을 위해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게 함으로써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든 건 꽤 좋다.

동물과 인간들의 사연을 통해서 동물권은 물론 진실을 밝히고 옳은 것을 추구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 중간 준간의 전개가 너무 단순화된 느낌이 있기도 하다만, 재미와 메시지 모두 잘 담아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양호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