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냐 슈테브너(Tanya Stewner)’의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6: 아기 판다의 엄마를 찾아 줘!(Liliane Susewind #6 Ein Panda ist kein Känguru)’는 릴리 수제빈트 시리즈 여섯번째 책이다.

표지

동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늘 동물들의 입장에 깊게 공감하고 그들의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며 안타까워하며 기꺼이 돕고 싶어하는 ‘릴리’는 이번에도 역시 어려움에 처한 동물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아니, 솔직히 이번에는 적극적이다 못해 선을 넘어버린 느낌이다. 아무리 어린 판다를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행동을 그것도 일방적으로 행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주인공인 릴리는 아직 순진한 어린애인지라 소위 소년법 같은 계산을 하며 그런 짓을 한 건 아니라는 거다. 그것이 좀 참작의 여지를 남긴다.

결과가 괜찮았다는 것도 주요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결말에 다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장 주요하다 할 수 있는 인물들을 너무 우연에 기대 넘겨버린데다, 끝부분에서 급작스런 전개를 보이기도 해서 의아함이 남기도 한다.

오죽하면, 이번권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일종의 매듭을 지으려는 것 같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이 시리즈는 기왕에 출간된 것만 쳐도 꽤 여러권이 남아있다. 이번권에서의 전개는 결코 그 후의 이야기에서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는데, 과연 후속권에서 이를 어떻게 다뤄낼지 새삼 궁금해진다.

아쉬운 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 구성은 꽤 괜찮은 편이다. 판다의 이야기를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와, 또 그것을 다시 릴리의 이야기와 연결함으로써 똑같지는 않지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며 메시지를 강화하며, 다른 이들의 모습을 통해 깨닫고 변화하도록 촉발하는 장치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아기 판다를 소재로 한 것부터가 그렇긴 한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이었기 때문에 이번권은 좀 더 가족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