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이 살아 본 미국’은 MBA를 통해 2년간 미국에서 살면서 겪었던 것들을 주제별로 나눠 엮은 책이다.
책은 미국에서의 경험담을 크게 생활(Life), 사람(People), 여행(Travel)이란 주제로 나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덤처럼 4번째 주제인 문화(Culture)에 관해 얘기한다.
위 주제들은 사실상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과 같다. 어떻게 살면서(생활), 어떤 사람을 만나고(사람), 어디를 다니며 무엇을 보고(여행), 어떻게 지냈는지(문화) 하는 이야기가 바로 삶이기 때문이다. 그걸 시간순이 아닌 주제별로 모아둬서 하려는 얘기(주제)를 더 보기 좋았다.
주제를 바꿔가면서 얘기할 때도 하나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미국에서의 경험이 긍정적이라는 거다. 얼마나 그렇게 잘 썼는지, 막 가고 싶게 만든다. 심지어 나는 원래 미국에서 ‘사는 것’은 그리 탐탁지 않아 하는 사람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런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의료 서비스와 보험이다. 미국의 의료는 악명이 높지 않던가. 그런데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것들을 잘 풀어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캠핑 얘기였다. 자연에서 묶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웠다. 예전부터 캠핑이란 그런 거라고(그런 거여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캠핑은 그저 좁은 지정 장소에 다닥다닥 붙어서 숯불구이를 먹는 일종의 셀프 외식이 아니던가. 그와 달리 미국에선,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지, 국립공원을 누비며 자연 속에서 캠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다음은 문화적인 차이였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4번째 주제에서뿐 아니라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둘의 장단점을 비교했을 때 미국 방식이 더 나은 게 많이 보여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대할 때의 태도라던가 그런 것 말이다. 그렇다고 한국은 답이 없다고까지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한국 문화도 이전과 달리 나아지고 있지 않던가. 소위 ‘꼰대질’이라는 것도 많이 없어졌고. 뭐, 학생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더 유행하는 것 같더라만 말이다.
좀 의외인 건, 책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나도 가고 싶다’가 아니었다는 거다. 그건 두 번째였고, 첫 번째는 ‘대체 왜 한국에 돌아왔는가’ 하는 의문이었다. 그만큼 좋은 경험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미국에 취업해 계속 살고 싶지도 않았을까.
이 점은 저자도 아쉬웠을 거라고 것이다. 돌아온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일 것이라서다. 그중 가장 큰 건 역시 직장이었을 거다. 애초에 미국 생활을 시작하게 된 MBA 입학도 직장 지원으로 간 것이었으니, 반드시 돌아와 회사 생활을 이어가야 했겠지.
그래서 궁금하기도 하다. 미국으로의 이민도 진지하고 고민하고 있을지, 아니면 그저 좋은 경험으로 두고 앞으로는 한국에서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을지. 또, 한국에서 살 거라면 미국에서의 그렇게 좋은 경험을 하고서도 그런 선택을 한 이유도 궁금하다. 뭐였을까?
마지막으로, 아쉬운 것은 사진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거다. 처음부터 생활 속에서 찍은 사진이라 그렇다고 얘기하긴 했지만, 그래도 좀 그렇더라. 사진 품질이 낮아 대부분 작게밖에 싣지 못한 것도 그렇고, 크게 실은 것 중에는 계단 현상이 보이는 게 있는 것도 그랬다. 그래도 책으로 출판하는 건데, 좀 신경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