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岩井 俊二)’의 ‘러브 레터(Love Letter)’는 동명의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표지

1995년 작 영화 러브레터는 한때 많은 사람들을 뒤흔들어 놓으며 감독을 일약 거장의 자리에 오르게 해준 대단한 작품이었다.

이 소설은 그 영화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소설로 등장인물이나 이야기 전개는 대부분 영화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절로 영화에서의 장면이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로 소설은 영화가 보여주던 이야기와 전해주던 감성을 거의 그대로 느끼게 한다.

그래서 영화를 좋게 봤던 사람이라면 소설에서도 영화에서와 같은 감성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한 남자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를 추억하던 옛 연인이 반장난으로 보냈던 편지에 회신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뜻밖의 만남은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이어지고, 어렸던 두 소년 소녀가 얽히며 티격태격하다가 하나씩 추억을 쌓고 가까워지는 모습을 통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어긋난 첫사랑에 관한 것으로 짜맞춰지게 된다.

어리고 순수하게 했던, 그리기에 잘 모르고 잘 할줄도 몰랐던 첫사랑 이야기는 아름다우면서도 아릿한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소설은 사고로 죽어버린 연인, 미처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했던 마음 등을 보여주면서 그것을 애절하게 잘 그려냈다.

물론, 이것은 영화를 봤기 때문에 더 잘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일종의 리메이크라 할 수 있는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나 음악이 있기에, 감정을 절제한 연출을 하면서도 애써 참거나 결국 토해내는 장면 같은 것 역시 잘 보여줬었는데, 소설은 그걸 영화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언뜻 좀 담백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과한 감정묘사를 하지 않은 것이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마음에 든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